
VR 체험을 위한 뷰어
수학적 사고 기반한 IT 테크놀로지
시,소설 등 문학 교육에 시범적 활용
문·이과 장벽 허물어 폭넓은 교육
최근 한국교원대학교의 예비 교사들이 한 융합 수업에서 문학 작품을 VR로 설계했다. 이때 활용한 VR 설계 도구는 코스페이시스(https://cospaces.io/edu/)였다. 코스페이시스는 학생이 스스로 VR 공간을 설계하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선 가상 공간의 인물이나 사물의 움직임을 블록 코딩으로 설계할 수 있다.

코스페이시스에 제시된 다양한 VR 학습 자료 (https://edu.cospaces.io/)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자화상'에서 시의 화자가 우물 안을 들여다보는 모습

등장인물의 움직임과 카메라 화면을 블록코딩으로 제어하는 모습 (https://edu.cospaces.io/FAY-YQL)
이 수업 이후 인문계열 예비 교사들은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고 했다. 이전엔 수학·코딩·테크놀로지는 인문계열 과목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적 공간을 VR로 창조하고 이를 체험한 뒤 인문계열 과목에서도 테크놀로지의 높은 활용도를 느끼게 됐다. 몇몇은 "이후 학교 현장에 나가 수업할 때 이런 기술을 도입하고 싶다"고도 했다.
수학을 좋아하면 자연계열, 수학을 싫어하면 인문계열로 진학한다는 것도 이젠 옛말이다. 인문계열 예비 교사들은 가상 현실 공간을 체험하며 시를 이해하는 풍부한 문맥과 상상력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관통하는 건 수학적 논리적 사고력이며, 이것이 미래 시대를 살아나가는 기본적인 능력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