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판정 사흘 뒤 집에서 사망
병상 긴급요청에도 배정 못 받아
서울서도 ‘병상 대란’ 현실화
전국 하루 사망 22명으로 최다
서울시 “시스템 과부하…책임 통감”
먼저 확진된 아내 “연락 안 돼” 신고, 119가 달려갔지만 남편 숨진 채 발견
‘병상 대기 중 사망’의 비극은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발생했다. 배우자와 단둘이 살아 온 A씨는 평소 지병이 있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된 것은 배우자가 먼저 확진돼서다.
동대문구보건소는 확진된 A씨가 60대이고 목이 간지러운 것 외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생활치료센터를 배정하기로 결정했지만 쉽지 않았다. 지난 12일은 서울에서 역대 최다 일일 확진자(399명)가 나온 날이다.
배우자와 떨어져 있던 A씨가 기침이 심해지는 등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한 것은 14일이었다. A씨는 아침 일찍 보건소에 연락했다. 연락을 받은 동대문구보건소는 서울시에 긴급 병상 배정을 요청했다고 한다. 같은 날 오후 1시22분 한 번 더 요청했다. 동대문구보건소 관계자는 “A씨 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판단해 재차 요청했지만 병상 배정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튿날 오전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배우자의 신고를 받고 119 구급대가 A씨 집에 도착했지만 A씨가 숨진 뒤였다.

서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서울시는 “12월 초부터 확진자 폭증에 따른 행정·의료 시스템의 과부하로 ‘수도권 코로나19 현장대응반’에서 병상 배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있어서는 안 될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현예·최은경 기자 hyki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