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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피한 손흥민…다시 득점 선두

중앙일보 2020.12.18 00:04 경제 6면 지면보기
17일(한국시각)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는 손흥민(오른쪽). 토트넘에서 기록한 99번째 득점이다. [로이터=연합뉴스]

17일(한국시각)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는 손흥민(오른쪽). 토트넘에서 기록한 99번째 득점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전반 33분, 토트넘 손흥민(28)이 역습 상황에서 왼쪽 측면을 파고들었다. 후방에 있던 동료 지오바니 로 셀소(24)의 패스 의도를 읽고, 일부러 반 박자를 기다렸다가 가속했다. 그 찰나의 순간, 상대인 리버풀의 정교한 수비라인이 허물어졌다. 공과 함께 내달린 손흥민은 골키퍼 알리송 베커(28)를 마주한 뒤, 침착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리버풀전 시즌 11호 골
오프사이드 트랩 뚫고서 동점골
레전드 상징 통산 100골까지 1골
보르도 황의조 시즌 첫 골 신고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거함 리버풀을 상대로 골을 넣었다. 17일(한국시각) 열린 2020~21시즌 EPL 13라운드 원정경기에서다. 0-1로 뒤진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 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그렇게 끝나는 듯했던 경기는 후반 45분 결승골로 리버풀의 2-1 승리가 됐다. 그래도 손흥민의 골은 결승골 만큼 주목받았다.
 
‘라인 브레이킹(line breaking·상대 수비라인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는 기술)’은 감아 차기와 함께 손흥민의 대표적인 득점 루트다. 함부르크(독일)에서 뛰던 2010년 11월 쾰른을 상대로 터뜨린 손흥민의 프로 데뷔골도 ‘라인 브레이킹’으로 만들었다. 상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수비라인을 무너뜨린 뛰, 골키퍼마저 제치고 득점했다. 손흥민 ‘베스트 골 모음’의 단골 레퍼토리다.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직후에는 치고 달리는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순간 최대 시속이 36㎞인 그의 위력은 무시무시했다. 다만 동료의 패스보다 반 박자 빨리 뛰어드는 바람에 종종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렸다. “오프 더 볼(off the ball·공을 갖고 있지 않은 것) 상황의 움직임이 단조롭다”, “퍼스트 터치(first touch·패스받은 공을 발 앞에 떨구는 동작)가 부정확하다” 등의 지적도 받았다.
 
손흥민은 부단한 노력 끝에 단점 대부분을 개선했다. 지금의 그는 ‘완전체’에 다가선 모습이다. 차범근(67)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최근 (손)흥민이 경기에서 전성기 시절 내 모습이 보인다. 공격수가 상대 수비를 뚫어내는 건 0.1초의 승부다. 흥민이는 그 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터득했다”고 칭찬했다.
 
영국 통계 전문 매체 스쿼카는 “토트넘은 EPL에서 12실점 했다. 이 중 5골이 손흥민 교체 직후에 나왔다. 손흥민 특유의 스피디한 움직임이 사라지면서 상대가 활로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조세 모리뉴 토트넘 감독이 유념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손흥민의 득점 행진은 계속된다. 현재 리그에서 11골(컵대회 포함 14골)로, 도미니크 칼버트-르윈(23·에버턴), 모하메드 살라(28·리버풀) 등과 함께 득점 공동 선두다. 공격포인트는 15개(11골 4도움)이며, 컵대회를 포함하면 21개(14골 7도움)다.
 
이날 골은 손흥민이 2015년 8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후 통산 99번째 득점이다. 한 골을 보태면 세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다. 이 정도면 구단 레전드 자리를 예약할 수 있다. 토트넘 구단에서 손흥민 이전에 100골 이상 넣은 선수는 17명이다. 20일 오후 11시 15분 홈에서 킥오프하는 EPL 14라운드 레스터시티전이 100호 골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그는 자신감이 넘친다.
 
한편, 손흥민과 함께 축구대표팀의 공격을 이끄는 동갑내기 황의조(28·보르도)도 같은 날 골 맛을 봤다. 프랑스 리그1 15라운드 홈 경기 생테테인전에서 0-1로 뒤진 전반 24분 동점포를 터뜨렸다. 득점 상황도 손흥민과 흡사했다. 상대 왼쪽 측면을 파고든 뒤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받아 한 번 접고 침착하게 슈팅했다. 황의조는 올 시즌 골 신고가 늦어져 안타까움을 샀다. 정규리그 13경기만에 마수걸이 득점을 기록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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