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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 통조림·생수 빨리 떨어진다는데…

중앙일보 2020.12.18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그동안 필요한 물건을 제때에 못 살 거란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이젠 어떻게 될지 몰라서 햇반 30개와 생수, 가정간편식을 대량 주문해 쟁여뒀어요.” (김창민·서울 가락동)
 

거리두기 강화 대비 불안 소비
온라인몰 매출 20% 넘게 늘어
일부 식재료는 일찌감치 품절
지난 여름같은 배송대란은 없을 듯

소비자들의 코로나19 불안감이 최고치로 치닫고 있다. 지금껏 다른 나라 사정인 줄 알았던 하루 신규 확진자 1000명이 현실이 되면서 일상생활이 ‘셧다운(일시봉쇄)’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선 온라인 주문 급증에 따른 품절과 배송 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크게 늘어난 온라인 장보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크게 늘어난 온라인 장보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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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의 매출은 지난 11일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11일은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600명대에서 900명대로 훌쩍 뛴 날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를 대비해 미리 생필품 등을 사두려는 소비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거리두기 3단계는 엄격한 ‘집콕’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물품을 사기 위해 자주 찾았던 300㎡ 이상 백화점·복합쇼핑몰 등의 대형 판매시설이 문을 닫는다. 대형마트도 문을 닫을 가능성이 있다.
 
초등학교 1·2학년 자녀가 있는 김유미(43)씨는 “아이들이 온종일 집에 있으니 배달음식도 한계가 있다”며 “맘 카페 등에선 간편식·통조림·소스 위주로 팬트리(pantry·식료품 보관장소) 채우는 일이 관심사”라고 말했다.
 
실제 마켓컬리 매출은 11~15일까지 전주대비 29%, 전월 대비 43% 증가했다. 신세계 온라인몰 SSG닷컴 매출 역시 전주대비 20%, 전월 대비 30% 증가율을 보였다.  매출은 주로 먹거리 위주로 늘었다. 롯데마트 매출은 전주대비 13% 늘었는데 이중 라면이 31.3%, 컵밥이 12.7%, 밥·죽이 12.4% 등이었다. 이마트 역시 양곡 18.7%, 과자 18.3%, 과일 17.6%, 축산 13.3%, 채소 8.3% 등이 매출 증가 상위에 올랐다.
 
마트 많이 팔린 품목(이마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마트 많이 팔린 품목(이마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불안 소비가 퍼지며 온라인 배송 여건은 이미 한계치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SSG닷컴의 경우 주문 마감률은 99%, 새벽 배송은 97% 가동률을 기록했다. 또 다른 새벽 배송업체의 물량도 하루 10만 건에 달해 최대 처리 물량 임계치에 달했다. 이로 인해 일부 온라인 쇼핑몰들은 주문 마감을 한 시간 정도 당기거나 인력 증원에 나선 상태다.
 
평소 쿠팡에서 채소와 과일, 수산물 등을 사는 조정아씨는 “오전 시간이 바빠 오후 2~3시나 퇴근 후가 돼야 장보기 앱(애플리케이션)을 들여다볼 여유가 생기는데, 최근엔 사려는 것들이 계속 품절”이라고 말했다. 워킹맘인 손모(40)씨 역시 “주식 하듯이 아침부터 앱을 보고 있어야 원하는 걸 살 수 있다”고 토로했다.
 
마트 많이 팔린 품목(롯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마트 많이 팔린 품목(롯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대형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주요 생필품 중심으로 재고 보유량을 늘리고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이번 주부터 매일 비상회의를 하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며 물류나 재고관리 등 인프라에 신경을 쓰고 있어, 지난 여름 같은 배송 대란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에선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가더라도  대형마트의 경우 필수시설로 간주해 매장 영업이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마트는 서민 생활에 직결된 시설인 데다가, 오프라인 매장 자체가 온라인 쇼핑의 물류센터 역할을 하는 만큼 운영이 중단되면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배정원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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