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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조위 방해’ 혐의 조윤선·이병기 2심 무죄

중앙일보 2020.12.18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1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직권남용죄에 대한 엄격한 해석을 내놓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이 이번 판결에도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 직권남용죄 기준 높인
대법원 전원합의체 해석 인용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는 1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의 유죄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안종범 전 경제수석도 1심의 무죄 판결이 그대로 유지됐다.
 
재판부는 지난 1월 대법원이 이른바 ‘문체부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직권남용죄에 대해 내린 판결을 인용했다. 직권남용죄가 인정되려면 공무원이 직무 권한을 남용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그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하는데 당시 대법원은 적용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일을 시킨 대상이 공무원인 ‘실무담당자’라면 그의 행위가 공무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에 해당하는 만큼, 직권남용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 전 수석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었다.
 
세월호 특조위 사건의 2심 재판부도 이 판례에 따라 이 전 실장 등 4명이 청와대 비서실 소속 공무원 또는 해수부 소속 공무원들에 대해 문건이나 보고서 등을 작성하게 한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한 상대방이 다른 기관 소속 공무원인 경우에는 직권남용이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세월호 특조위 설립준비단 파견 명령을 받은 이들에게 내부 동향 파악 및 보고서 작성 등을 지시한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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