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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환자 “큰병원 아니면 못나가” 공공병원 병상 확보 ‘험난’

중앙일보 2020.12.17 16:12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된 10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치료 병상 확보를 위한 컨테이너 병상의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된 10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치료 병상 확보를 위한 컨테이너 병상의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하면서 정부가 공공병원 병상 확보에 나섰으나 환자 거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병원 병상 비우기 험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6일 기준 전국 보유 병상 5202개 가운데 확진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1797개이다. 고용량 산소치료를 할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은 전국 232개 가운데 32개만 남아있다. 수도권 중증환자 전담 치료 병상은 서울 1개, 경기 1개, 인천 1개뿐이다. 
지난 2월 경찰병원 응급실 한 간호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폐쇄된 경찰병원 응급실 모습. 연합뉴스

지난 2월 경찰병원 응급실 한 간호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폐쇄된 경찰병원 응급실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우선 공공 병원을 활용해 코로나19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 17일 열린 브리핑에서 “가장 큰 원칙은 공공병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며 “공공병원 안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아닌) 기존 환자를 민간병원으로 전원(轉院)하고, 공공병원이 보유한 병상을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전담 병상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계획대로 병상 확보가 원활하지 않다. 국립경찰병원에는 이달 말까지 기존 환자 전원을 다른 데로 보내고 병상을 재배치해 71병상을 코로나19 환자에게 내놓을 예정이지만 17일 0시 기준 117명의 환자가 남아있다. 
 
병원 관계자는 “서울대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등 3차 병원이나 대학병원급이 아니면 안 가겠다는 환자도 있다”며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은 압박하고, 환자에게는 강제할 권한은 없고, 중간에 끼여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는 우릴 잡아 먹으려 하는데 우리도 다른 병원에 사정해야 하는 입장이다”며 “의료진이나 병원 여력이 안 된다는데 밀어넣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근로복지공단 경기요양병원은 의료진 부족이라는 장벽에 부닥쳤다. 병상 160여 개를 갖춰 28일부터 코로나19 환자를 받아야 하지만 의사 3명, 간호사 20명으로 엄두를 못 내고 있다.  130여명의 환자 전원작업도 걱정거리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이 부족해 전원 조치를 멈추고 있다”며 “요양병원 특성상 새로운 환경으로 가는 것 자체를 꺼리는 환자도 많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 자리 잡은 중앙보훈병원 전경. 중앙보훈병원은 120개 병상을 만들기 위해 기존 187개 병상(전체 1384병상)을 비웠다. 사진 중앙보훈병원

서울 강동구에 자리 잡은 중앙보훈병원 전경. 중앙보훈병원은 120개 병상을 만들기 위해 기존 187개 병상(전체 1384병상)을 비웠다. 사진 중앙보훈병원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이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등은 사정이 조금 나았다. 중앙보훈병원은 120개 병상을 만들기 위해 기존 187개 병상(전체 1384병상)을 비웠다. 다만 16일 기준 60개 병상만 우선 운영할 예정이다. 전원 조치를 마치지 못한 환자가 10여명 정도 남았고 의료 인력 충원도 필요해서다. 코로나19 환자 1명을 돌보기 위해서는 기존 환자의 3~4배의 인력이 있어야 한다. 
 
일산병원은 오는 19일부터 코로나19 환자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13층 건물 가운데 10~13층을 코로나19 환자 전담병상을 만든다. 일산병원은 270개 병상을 재배치해 107개 병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병원 관계자는 “전체 병상이 824개인데 모든 환자를 받을 수는 없어 다른 병원과 협조해 환자 전원을 최대한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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