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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죽쑤는데…TDF엔 올해 1조 몰렸다

중앙일보 2020.12.17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찬바람 부는 펀드 시장과 따로 노는 펀드 상품이 있다. 타깃데이트펀드(TDF)다. 국내 공모 주식형 펀드에선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지만, TDF에는 올해만 1조원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TDF는 투자자의 예상 은퇴 시기에 맞춰 운용사가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 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펀드다. 생애주기(라이프사이클) 펀드라고도 불린다. 자산운용업계에선 TDF가 전성시대를 맞았다는 말까지 나온다.
 

투자자 은퇴 시기 맞춰 자산 조정
고령화 시대 노후 대비 수요 늘어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 8.54%

몸집 불어나는 국내 TDF 시장.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몸집 불어나는 국내 TDF 시장.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7년 말 6476억원이던 TDF 설정액 규모가 이날 기준 3조5459억원으로 불어났다. 3년 만에 몸집이 5배 넘게 커진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1조234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에서 18조원 가까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순자산 규모는 4조5575억원에 달한다. 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올해 전체 신규 설정액의 41%인 4216억원이 몰렸고, 삼성자산운용(2485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1143억원), KB자산운용(13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운용사별 TDF 최근 1년 수익률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운용사별 TDF 최근 1년 수익률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TDF가 인기를 끄는 것은 고령화 시대에 길어진 노후에 대비하려는 투자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고용 불안정도 맞물렸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 속 예·적금 상품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점도 투자자를 잡아끄는 요인이다. 국내 TDF 114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8.54%다. 특히 장기 투자 성과가 좋다. 최근 2년 수익률은 22.98%, 5년 수익률은 39.59%를 기록했다.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2본부장은 “상품 특성상 연금저축 계좌를 통한 적립식 투자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상품의 특징은 운용사가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고려해 자산 비율을 조정하는 점이다. 투자자가 젊을 땐 해외 주식 등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고,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채권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식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은퇴자산 관리에 대한 학습효과가 쌓인 데다, 자산 배분을 알아서 해주는 매력 덕에 TDF에 돈이 계속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TDF도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잘 따져본 뒤 접근해야 한다. 똑같은 해를 목표 시점으로 두는 상품이더라도 자산 비중 등 운용사 전략에 따라 차이가 크다. 운용사의 성과는 물론 상품 수수료, 세제 혜택 등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연금저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통해 TDF에 가입하면 연간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손수진 본부장은 “TDF의 장점을 누리기 위해선 장기 투자를 계획하고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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