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업자 9개월 연속 감소…외환위기 후 최장 터널

중앙일보 2020.12.17 00:04 경제 1면 지면보기
취업자 수가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 감소했다. 16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인정 신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업자 수가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 감소했다. 16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인정 신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자리가 9개월 연속 줄었다.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긴 고용 한파다.
 

11월 취업자 전년보다 27만 줄어
청년 일자리 24만개 사라져 최악
코로나 3차 유행에 더 악화 전망
“생산 늘리는 데 고용예산 투입을”

16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의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올해 11월 취업자 수는 2724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27만3000명 감소했다. 9월(-39만2000명), 10월(-42만1000명)보다 감소 폭이 줄긴 했지만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코로나19 3차 확산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라서다. 취업자 수는 올 3월 이후 9개월 연이어 줄었다. 외환 위기가 닥쳤던 98년 1월~99년 4월(16개월)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12월 고용동향 조사 기간이 13일부터 19일까지”라며 “전국적 코로나19확산세,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변수가 작용해 (12월 고용 통계도)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이후가 더 문제다. 코로나 3차 유행 충격이 1~2차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 선을 웃돌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3단계로 올라가면 필수시설 외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아야 한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국내 고용시장에 심한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취업자·실업자 추이

취업자·실업자 추이

11월 산업별 통계에선 자영업자가 몰려있는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 충격이 여전히 크게 나타났다. 전년 대비 취업자 수가 32만8000명 감소했다. 10월(-41만5000명)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감소 폭은 여전히 크다. 제조업(-11만3000명)도 코로나19 피해권에 들었다. 빈자리를 메운 건 대부분 정부가 예산을 들여 임시로 만든(재정) 일자리다.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15만2000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1만4000명), 건설업(7만7000명) 등에서 취업자가 늘었다.
 
월급을 받지 않는 근로자(비임금 근로자) 가운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11만5000명), 무급 가족 종사자(-4만5000명)는 줄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5만5000명) 수만 증가했다. 경기가 나빠 직원을 내보내고 가게를 꾸려가는 ‘나 홀로 사장님’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37만2000명)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취업자 수가 줄었다. 그중 15~29세 청년층 일자리(-24만3000명)가 가장 많이 사라졌다. 코로나19 사태에 신규 채용이 급감한 데다, 피해가 집중된 도소매·숙박·음식점 임시 일자리에 청년층이 몰려있어서다.
 
11월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포인트 상승한 3.4%였다. 청년층 실업률은 8.1%로 전체 평균의 2배가 넘었다.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4.4%를 기록했다. 청년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에 놓여있다는 뜻이다.
 
위기가 장기화하며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11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667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43만1000명 늘었다. 이 중 아예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했다는 사람(구직 단념자)은 63만1000명으로 14만4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 2차 확산 충격이 심했던 9~10월(11만 명대)보다 더 늘었다. 그냥 쉬고 있다고 답한 사람(쉬었음)도 1년 전보다 21만8000명 증가한 235만3000명을 기록했다. 2003년 관련 통계 변경 이후 11월을 기준으로 가장 많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은 후행지표로, 경기가 ‘반짝’ 좋아진다고 해서 늘어나는 성격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 대책이 생산을 늘리는 것과 무관한, 단순 숫자 늘리기용 공공 일자리에만 집중되고 있는데 예산 낭비일 수 있다”며 “고용 불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가시적인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생산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곳에 정부 고용 예산을 투자하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