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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치는 장타자 만든 최 관장과 김 코치

중앙일보 2020.12.17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호쾌한 스윙의 국내 여자 골프 최장타자 김아림. 최차호 관장과 김기환 코치가 함께 하면서 메이저 우승까지 일궈냈다. 얼굴 공개를 사양한 두 지도자는 김아림의 성장을 기대했다. [연합뉴스]

호쾌한 스윙의 국내 여자 골프 최장타자 김아림. 최차호 관장과 김기환 코치가 함께 하면서 메이저 우승까지 일궈냈다. 얼굴 공개를 사양한 두 지도자는 김아림의 성장을 기대했다. [연합뉴스]

“시즌 중간부터 샷이 안 되고 어려웠는데, 그때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돼 주셔서 감사 인사드립니다.”
 

US여자오픈 우승 김아림의 스승
체력 관리 트레이너 최차호 관장
스윙 기술 지도하는 김기환 코치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자 김아림(25)은 15일(한국시각) 소감을 밝히던 중에 특별한 두 사람을 언급했다. 가족 외에 언급된 두 사람은 최차호(50) 관장과 김기환(31) 코치다. 경기 성남에서 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하는 최 관장은 2017년부터 김아림의 체력 관리를 돕고 있다. 김 코치는 6월부터 김아림에게 스윙 등 기술을 지도한다. 두 사람에게도 김아림의 이번 우승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최 관장은 “뭉클했다”며, 김 코치는 “묘한 기분이었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현지에 가지 못한 두 사람은 대회 내내 김아림과 전화와 메신저 등을 통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아림은 이번 대회를 위해 2일 미국에 건너간 뒤, 최 관장이 준비한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체력을 관리했다. 샷 연습 때는 자신의 샷 자세를 찍어 김 코치에게 보낸 뒤 조언을 구했다.
 
두 사람은 김아림을 정상급 골퍼로 키운 조력자다. 김아림은 국내 투어에서 샷을 가장 멀리 치는 선수다. 최 관장은 김아림이 멀리 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1부 투어에서 우승할 수 있는 골퍼로 만들었다. 무작정 무거운 기구만 들게 하지 않았다. 틀어진 몸을 바로 잡고, 근육의 질을 바꾸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점차 힘이 붙었고, 스윙에 자신감이 생겼다.
 
최 관장은 “아림이는 기본적으로 골격이 좋다. 처음 만났을 때는 체형의 좌우가 틀어져 있어 장타를 쳐도 공이 똑바로 가지 못했다. 꾸준하게 관리하자 근육의 질이 좋아졌고, 무엇보다 샷을 똑바로 치게 됐다”고 말했다. 심리적인 부분도 도왔다. 잘 웃으며 갤러리에 깍듯하고 밝은 모습은 최 관장 조언에서 비롯됐다. 최 관장은 “잘 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컸다. 그래서 늘 ‘많이 놓고 가자’고 했다. 요소요소 루틴이 있는데, 잘 웃는 것도 아림이한테는 루틴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아림은 샷의 변화를 모색하던 중에 김 코치를 만났다. 김 코치를 통해 김아림은 샷의 개념을 바꿨다. 이른바 ‘샷의 강약 조절법’을 알려줬다. 김 코치는 “우승 경쟁을 하거나 긴장하면 습관적으로 힘있게 멀리만 치려고만 했다. 홀을 거듭할수록 스윙이 커지고 빨라졌다. 일관성 있게 샷 하는 방법과 수비적인 코스 공략법을 알려줬다. 최근 한두 달 사이 국내 대회에서 몸으로 익혔다. 이번에 자기 것으로 잘 소화했다”고 말했다. 김아림은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 승부처였던 16~18번 홀에 드라이버를 잡지 않고,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3연속 버디를 잡았다. 이런 전략도 김 코치가 평소 지도했던 것들이 바탕이 됐다.
 
물론 두 사람이 가르친 걸 잘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든 김아림 노력이 중요했다. 두 사람은 김아림의 장점으로 “골프에 대한 강한 열정”을 한목소리로 꼽았다. 김아림은 운동량 많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시즌 중에도 매일 2시간씩 1주일에 서너 차례 체력 훈련을 한다.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된 기간에도 매일 오전 5시 30분에 골프 연습장에 나가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연습했다.
 
최 관장은 “골프를 정말 좋아하는 게 최대 강점이다. 그만큼 고치려는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잘 받아들인다”고 칭찬했다. 김 코치도 “머릿속에 골프밖에 없다. 골프 칠 때 가장 행복해한다. 연습도 즐겁게 하니까 실력도 쑥쑥 늘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번 우승이 김아림에게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거라 기대했다. 최 관장은 “골프를 대하는 자세를 지금처럼만 유지한다면 더 좋은 결과도 낼 것”이라고, 김 코치는 “골프에 궁금한 게 아직도 많은 선수다.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한 골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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