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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 당첨 '청약명당 고시원' 위장전입…선생님은 유튜브 강사

중앙일보 2020.12.16 16:07
서울 시내 한 고시원 내부 모습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고시원 내부 모습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수도권의 한 고시원에 위장 전입한 십수 명이 아파트 청약에 무더기로 당첨돼 ‘고시원 청약 명당’으로 회자한 사건의 중심에 유튜브 부동산 강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가 16일 발표한 실거래 기획 조사 결과다. 
 
국토부는 지난 8월 발표한 ‘고시원 위장 전입’ 사건 후속 조치로 관련자 12명을 입건했다. 실제 살지도 않으면서 고시원에 전입신고를 해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11채를 분양받은 혐의다. 
 
입건자 중에는 부동산 강의를 하는 유튜브 강사도 포함됐다. 정승현 국토부 부동산시장 불법행위대응반 조사총괄과장은 “검거된 관련자 중 해당 유튜브 강사한테 배웠다는 진술을 받아 수사하고 있다”며 “유튜브 강사의 경우 친척을 통해 고시원 위장 전입 청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지난 6월부터 강남ㆍ송파ㆍ용산구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그 주변 지역, 경기도 광명ㆍ구리ㆍ김포시 및 수원 팔달구를 대상으로 5개월간 실거래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총 거래 7700건 중 190건의 의심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 친족 간 편법증여 등 탈세 의심 사례가 109건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ㆍ송파ㆍ용산구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일대의 거래가 94건이었다. 전체 거래 건수(3128건)의 3%에 달한다. 
 

'아빠 찬스'로 30억 아파트 산 30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부모 찬스를 활용한 금수저 사례도 적발됐다. 20대가 18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사면서 집값의 절반인 9억원을 부모가 내준 저축성 보험계약 해지금으로 조달해 탈세 혐의로 국세청에 통보되기도 했다. 그는 해당 보험계약의 보험금을 2010년에 8억원, 2012년에 3억원가량 일시금으로 납부했지만, 당시 미성년자였다. 자녀 보험금 편법증여 의심 사례로 적발됐다.  
 
30대가 30억원가량의 아파트를 사면서 매수금 전액을 부친에게 차입해 지급한 경우도 있다. 국세청에 이들에 대해 통보해 차입금에 대한 세법상 적정이자(4.6%)를 지급했는지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또 실거래 조사 외에 ‘고시원 위장 전입’과 같은 부동산 범죄 수사 경과 중에서 장애인ㆍ국가유공자 특별공급을 이용한 부정청약 사건의 주범 2명을 구속했다고 국토부는 이날 밝혔다. 
 
한 장애인단체 대표는 2017년 평소 알고 지내던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등 총 13명에게 건당 700만원 상당의 대가를 주고 명의를 빌린 뒤 특공 청약으로 수도권 아파트 14채를 당첨 받았다. 이후 최대 1억원 상당의 프리미엄을 받고 전매해 약 4억원의 수익을 챙긴 혐의다.   
 

인터넷 카페 통해 집값 담합한 12명 입건 

국토부는 이 밖에도 특정 공인중개사들이 단체를 구성해 비회원 공인중개사와의 공동중개를 거부하거나(12건, 24명), 현수막 또는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려 집값 담합을 유도한 행위(14건, 12명) 등에 대해 형사입건했다고 밝혔다.  

 
대응반에 따르면 지난 2월 출범 이래 월평균 신고 건수는 200건으로, 8월까지 수도권 지역(약 78%)에 집중됐으나 9월 이후부터 수도권 지역의 신고는 줄어들고(약 44%), 부산ㆍ대구ㆍ울산ㆍ경남 등을 중심으로 신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승현 대응반 조사총괄과장은 “탈세 의심 건은 국세청에 통보해 세무조사를 하고 대출규정 위반 의심 건은 위반이 최종 확인되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에 통보해 대출금 회수 등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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