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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배송'이 만든 전태일…온라인 유통3사, 노동법 위반 196건

중앙일보 2020.12.16 12:00
지난 7일 인천 중구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로 구입한 TV가 배송을 앞두고 있다. 뉴스1.

지난 7일 인천 중구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로 구입한 TV가 배송을 앞두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호황을 맞은 온라인 유통업체에서도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가 상당수 적발됐다. 배송량이 갑자기 늘어난 데다, '빠른 배송' 서비스가 보편화하면서 휴식시간도 없이 배송 업무를 지시하는 행위가 만연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9월 말부터 온라인 유통업체 3곳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해 총 196건의 법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
 
우선 근로·휴게시간 등 근로기준법을 어긴 행위는 총 46건이었다. A사업장은 배송량 급증에 일시적으로 주당 12시간 이상의 연장 근로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당 연장 근로 한도를 12시간 이내로 정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사로부터 물류센터 운영을 위탁받은 B사업장은 업무가 끝난 뒤, 다음 업무까지 11시간 연속으로 노동자에게 휴게시간을 주지 않았다. 이 역시 현행 법령 위반이다.
 
온라인 유통 3사는 모두 연장·휴일근무수당은 물론 연차휴가 수당도 일부 지급하지 않았다. 또 하청업체에 상품 포장·출고 등의 업무를 위탁하고서도 이들 파견 노동자를 자기 회사 직원인 것처럼 직접 업무를 지시한 원청 사업장도 있었다. 이 같은 행위는 불법 파견 행위에 해당한다.
 

컨베이어 안전 조치도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행위도 150건에 달했다. 배송 제품을 분배하는 컨베이어 등 위험 설비에 대한 안전 보건 조치 위반 행위 39건에 대해서는 시정 명령과 함께 사법처리했다. 냉동 신선식품 처리와 관련해 동상을 예방하기 위해 젖은 작업복 즉시 환복, 혈액순환 위한 운동지도 등 건강장해 예방조치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런 조치는 생략됐다.
 
노동자에게 안전보건 교육과 건강진단을 하지 않고, 소음에 대한 작업환경 측정도 하지 않은 건도 93건을 적발해 과태료 2억6000여만원을 매겼다.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

배송 vs 택배기사, 누가 더 과로할까 

온라인 유통사 배송기사는 택배기사보다는 근무시간이 짧았다. 온라인 물류센터 작업자 4989명을 실태 조사한 결과, 배송기사의 84.3%는 하루 8~12시간을 근무한다고 답했다. 택배기사는 76.3%가 12시간 이상을 근무한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과로 문제는 덜했다. 다만 택배기사는 특수고용노동자(특고)로 일종의 '자영업자'의 성격이 짙지만, 배송기사는 84.5%가 계약직(기간제 근로자)으로 근무했다.
 
김대환 고용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배송 업무 종사자의 과로와 안전 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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