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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줄이려 공동명의로 변경? 배보다 배꼽이 클 수도

중앙일보 2020.12.16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최근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내년부터 공동명의 1주택자도 고령자·장기보유 공제를 받을 수 있다. 60세 이상이나 5년 이상 1주택 보유자에게 종부세를 최대 80%까지 깎아주는 제도다. 고가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단독명의에서 공동명의로 바꾸는 데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명의 바꿀 때 증여세·증여취득세
36억 집 변경 비용 3억6100만원
보유 기간, 예상 매도가격 따져
고령자·장기보유 공제와 비교를

문제는 명의를 바꿀 때 내야 하는 세금(증여세와 증여 취득세)이다. 이 중 증여세는 공시가격이 아니라 시세를 기준으로 매긴다. 증여세율은 10~50%다. 예컨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36억원짜리(전용면적 84㎡)에 대해 주택 지분의 절반(18억원)을 배우자에게 증여한다고 가정해보자. 배우자 공제(6억원 한도)를 적용해도 나머지 12억원에 대한 증여세로 3억1000만원을 내야 한다.
 
종부세 고령자·장기보유 공제

종부세 고령자·장기보유 공제

증여 취득세는 공시가격의 4%다. 아크로리버파크(전용 84㎡)의 올해 공시가격은 25억7400만원이다. 이 중 절반(12억8700만원)을 배우자에게 증여하면 취득세로 5100만원을 내야 한다. 증여세와 증여 취득세를 합친 총비용은 3억6100만원이다.
 
반면 공동명의로 아낄 수 있는 세금은 그보다 적을 수 있다. 아크로리버파크(전용 84㎡)의 내년 공시가격이 29억5000만원으로 오른다고 가정해보자. 단독명의 1주택자가 내야 하는 종부세는 최소 450만원(고령자·장기보유 공제율 80%)에서 최대 2200만원(공제율 0%)이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두 가지 방식 중 자신에게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다. 첫째는 고령자·장기보유 공제가 없는 대신 공시가격에서 12억원(1인당 6억원)을 빼고 종부세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계산한 종부세는 내년에 1200만원이다. 둘째는 단독명의와 같은 방식으로 종부세를 매겨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때는 기본 공제액이 9억원으로 줄지만 최대 80%의 고령자·장기보유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고령자·장기보유 공제비율별 유리한 종부세 과세방식

고령자·장기보유 공제비율별 유리한 종부세 과세방식

김종필 세무사가 모의계산한 결과 주택 공시가격 30억원일 때 단독명의로 고령자·장기보유 공제율 50%를 적용받으면 공동명의에 비해 종부세가 적었다. 주택 공시가격이 30억원 미만이고 공제율 50%라면 공동명의가 단독명의보다 종부세 계산에서 유리하다는 얘기다.
 
김 세무사는 “(명의를 변경할 때) 비용이 워낙 많이 들기 때문에 단독명의를 공동명의로 바꾸는 실익이 많지 않다”며 “(주택) 보유기간과 예상 매도가격 등을 고려해 꼼꼼히 세금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명의 소유자는 나중에 집을 팔 때 양도소득세도 줄일 수 있다. 집을 팔아서 얻은 시세차익을 둘로 나누면 낮은 양도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어서다. 예컨대 지난해 34억원에 산 집을 2031년 50억원에 판다고 가정해보자.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거주했다면 80%의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받는다. 이때 단독명의라면 시세차익 16억원에 대한 양도세는 8700만원이 나온다. 공동명의라면 양도세는 6000만원이 된다.
 
아직 입주하지 않은 주택 분양권이라면 공동명의로 바꾸는 게 비교적 쉽다. 명의 변경 시점까지 납부한 분양대금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매기기 때문이다. 예컨대 분양가 12억원짜리 주택에 계약금 10%(1억2000만원)를 낸 시점에서 공동명의로 바꾸면 6000만원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계산한다. 6억원 한도의 배우자 공제를 고려하면 증여세를 낼 필요가 없다.  
 
이우진 세무사는 “입주 이후에 명의를 변경하면 시세가 뛰고 취득세도 내야 하므로 증여 비용이 많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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