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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전국 16곳 요양시설 집단감염, 확진자 661명 발생

중앙일보 2020.12.15 18:51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15일 김제가나안요양원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확진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15일 김제가나안요양원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확진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뉴스1

 
전북 김제시 가나안요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추가로 터졌다. 15일 오전 10시까지 확인된 환자만 62명이다. 전라북도는 전날(14일) 2명의 확진자가 나오자 입소자 등 110여명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확진자 '0명'이었지만 

가나안요양원은 지난달 중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검사를 받았다. 숨어 있는 환자를 찾기 위한 선제검사였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최근 인근 병원 응급실을 통한 코로나19 환자가 확인되자 방역당국이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요양원과의 연관성이 일부 드러났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자세한 확산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 앞에서 소방대원들이 확진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뉴스1

14일 오후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 앞에서 소방대원들이 확진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뉴스1

 

요양병원 치명률 전국 평균 웃돌아 

지난 5일 울산 양지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 퇴직한 요양보호사가 첫 확진자였다. 울산시는 요양병원을 통째 격리한 뒤 검사했다. 14일 4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206명으로 늘었다. 입원 환자만 147명(71.4%)이며 이 중 4명이 숨졌다. 치명률이 2.7%로 전국 평균(1.35%)의 두 배에 달한다. 
 
요양원·요양병원 등 요양시설 집단감염이 급증하면서 지난달 15일 이후 전국 16곳에서 661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탓에 14일 하루에 13명의 코로나 사망자가 나왔다. 1월 20일 첫 환자 발생 이후 최다 사망이다. 위중·중증 환자도 20명이나 늘었다. 9월 3일(28명) 이후 가장 많다. 요양시설에는 기저질환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층 환자가 뒤섞여 있다. 밀폐·밀집·밀접의 3밀 환경이다. 치매·외상환자는 의사 표현이 잘 안 돼 초기 감염 사실을 알아채기 어렵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가 퍼지면 걷잡을 수 없고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크다. 
15일 경북 포항의 한 요양병원 주차장과 출입구에 외부인의 출입과 면회를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15일 경북 포항의 한 요양병원 주차장과 출입구에 외부인의 출입과 면회를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통계에서 드러난 요양시설 집단감염 심각성 

중앙방역대책본부가 10월 1일~12월 10일 60세 이상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염경로를 분석했더니 요양병원·요양원이 657명(28.5%)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가족·지인모임(439명·19%)이다. 코로나 사망자 549명(지난 7일 기준)의 추정 감염경로를 보면 요양병원이 90명(16.4%)으로 가장 많다. 이어 기타 의료기관(14.6%), 요양원(8.9%), 주·야간보호센터 등 사회복지시설(6.2%) 순이다.
 

잇따라 터진 요양시설 발(發) 집단감염 

요양원·요양병원 집단감염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다. 경기도에서 이달에만 부천 효플러스요양병원, 수원 효사랑요양원 등 8곳에서 발생했다. 관련 확진자는 모두 342명이다. 인천 부평의 가족요양원에서도 집단감염이 보고됐다. 누적 확진자는 35명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은 감염전파가 쉬운 구조적 특징에 고령 환자들이 증상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하게 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중환자 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요양병원 집단 발생이 증가하면 중증환자가 늘어 의료시스템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한 요양병원 관계자가 도시락으로 저녁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뉴스1

한 요양병원 관계자가 도시락으로 저녁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뉴스1

 

방역수칙 안 지킨 요양시설 

보건 당국은 요양시설을 고위험 지역으로 보고 10월 19일 격주로 수도권 시설 선제검사를 시작했다. 비수도권은 월 1회 검사했다. 하지만 음성이 나온 시설에서 곧바로 집단감염이 잇따랐다. 
 
게다가 방역수칙 위반이 잇따르고 있다. 외부인 출입 때 체온을 측정하지 않거나 이용자들이 승합차를 탈 때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가 있다. 환자 등이 함께 모여 식사하고, 행사 때 장시간 앉아 음식을 나눠 먹었다. 아울러 마스크 없이 대화를 나눴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요양시설에 앞으로 3주간 주 2회 선제적인 신속항원검사를 한다. 15~30분 만에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신속 항원검사는 요양원·요양병원·교도소처럼 밀집도가 높아 감염자가 집단으로 발생하는 곳의 선별검사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본부장은“(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이 생활하는 요양시설 등은 대부분 시설종사자나 관리자 등을 통해서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요양시설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제·울산·수원·인천=김민욱·김준희·백경서·최모란·심석용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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