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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왕후=미신광, 실록은 지라시? '철인왕후' 역사왜곡 논란

중앙일보 2020.12.15 18:37
드라마 ‘철인왕후’. [사진 tvN]

드라마 ‘철인왕후’. [사진 tvN]

 
tvN 주말드라마 ‘철인왕후’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2일 처음 방송된 ‘철인왕후’는 시대도, 성별도 뛰어넘어 조선시대 중전 몸에 불시착한 문제적 영혼의 기상천외한 궁궐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집계 기준 1회 방송은 평균 8.0% 최고 9.9%로 케이블,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미스터 션샤인’에 이어 tvN 역대 주말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2위의 기록이다. 2회의 시청률은 더욱 상승해 8.8%를 달성했다.  
 
그러나 방송 2회 만에실존인물과 역사를 왜곡하고, 현존 문화유산을 깎아내렸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민원만 700건을 훌쩍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방송에서 신정왕후는 사람을 저주하는 부적을 선물하는 등 온갖 미신을 믿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에 풍양 조씨 종친회는 방송 이후 드라마에서 신정왕후 조씨가 미신에 심취한 캐릭터로 왜곡됐다며 불쾌함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봉환의 영혼이 깃든 중전 소용이 첫날밤 철종을 향해 “주색으로 유명한 왕의 실체가…조선왕조실록 한낱 지라시네. 괜히 쫄았어”라고 독백하는 부분을 두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국보를 깎아내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한 네티즌이 올린 영문판 자막에 문제의 대사가 ‘nothing but tabloids(단지 가십성 잡지에 불과한)’로 번역됐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해외 팬들에게 잘못된 배경지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밖에도 극 중 기생집 ‘옥타정’이 지난해 집단 성폭행 사건이 터진 클럽 옥타곤을 연상케 하고, 주요 인물 대사도 성희롱 성격이 다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드라마 ‘철인왕후’. [사진 tvN]

드라마 ‘철인왕후’. [사진 tvN]

 
이 드라마는 ‘허구’와 ‘코미디 장르’임을 강조하지만 철종, 철인왕후, 신정왕후 등 실존 인물과 실제 역사 배경을 차용한 만큼, 이번 사안에 대한 비판 여론은 커지고 있다.
 
아울러 ‘철인왕후’의 원작은 중국 소설이자 중국 드라마 ‘태자비승직기’다. 문제는 원작 소설 작가 선등이 전작인 ‘화친공주’에서 “몽둥이로 때려 줄 한국 놈들” 같은 대사나 등장인물이 식탁보를 몸에 두르며 한복이라고 조롱하는 등 ‘혐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어, 방송 전부터 ‘철인왕후’에 대한 일각의 반감도 있었다.  
 
이에 지난 9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윤성식 감독은 “원작에서 현대의 바람둥이 남성 영혼이 태자비 몸에 들어간다는 설정만 가지고 왔지 이야기 전개는 전혀 다르다”며 원작과 선을 그었다.  
 
tvN은 여러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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