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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금지법 통과에 美 의회·전문가 "한국 민주주의 후퇴" 우려

중앙일보 2020.12.15 18:04
미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맥카울 하원의원이 지난해 10월 청문회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미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맥카울 하원의원이 지난해 10월 청문회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미국 의회와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강한 우려가 나왔다.  

맥카울 의원 "北이 南처럼 돼야…그 반대가 아니라"
"北 주민 고립시키고, 대화 재개에도 도움 안돼"


 
마이클 맥카울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는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보낸 성명에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라면서 "미 의회에서는 정파를 초월해 다수의 의원이 북한에 외부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오랫동안 지지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밝은 미래는 북한이 한국처럼 되는 데 달려 있으며, 그 반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한국 같은 민주주의 사회로 가야 하는데, 오히려 한국이 북한을 따라가고 있다며 비판한 것이다. 

 
상당수 한반도 전문가들도 대북전단금지법이 북한 내부로의 정보 유입을 막고, 인권 개선과 한반도 평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로버타 코헨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으로의 정보 유입은 그 사회 변화를 촉진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의 하나"라면서 "그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은 김정은의 지도력을 강화하고 북한 주민의 고립을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통일과 남북한 화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준비하려면 북한 주민에게 더욱더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면서 "그런 정보를 줄이는 것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중국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이날 트위터에 "우리가 더 이상 한국을 민주주의 국가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한국은 북한 지지자들이 통치하고 있다"는 격한 반응도 내놨다.  
 
대북전단금지법이 한국 정부의 기대대로 남북 대화에 물꼬를 트는 데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RFA에 "한국 정부는 이번 결정이 남북 대화 재개의 길을 열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를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한국과 대화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대북 전단 살포는 군사적 문제이기 때문에 안보가 인권에 우선해야 한다(마크 배리 박사)는 의견과 전단이 북한 입장에선 도발이고 현지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불분명하기 때문에 중단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로버트 윌스텐리 페스터즈 교수)는 지적도 있다고 RFA는 전했다.
 
앞서 지난 11일 미 의회 내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공동의장인 공화당 소속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 협력자들이 기본적인 시민적 정치적 권리 보호 의무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 국무부가 펴내는 연례 인권보고서와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서 한국이 민주주의적 가치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비판적으로 재평가할 것을 요구하고, 청문회를 소집해 한국 정부의 민권과 정치적 권리 유지 실패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미스 의원은 "한국이 감시 목록에 오르는 것을 보게 될 것인데, 이는 매우 안타까운 변화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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