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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공수처는 민주적 통제수단"...野 "민주주의 포기 선언"

중앙일보 2020.12.15 17:25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있었다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은 없었을 것”이라고 한 발언과 관련, 야권은 “자가당착” “유체이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공수처는 검찰의 내부 비리와 잘못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그런(검찰 통제) 장치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법은 공정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성역이 있었고 특권이 있었고 선택적 정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취임 당시 무소불위 권력기관은 없게 하겠다던 대통령이 무소불위 공수처 괴물기관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은 절제와 관용의 ‘김대중 정신’을 버린 것”이라며 “이로써 문 대통령은 ‘협치의 대상’이라던 야당을 ‘타도의 대상’으로 규정짓고, 법에도 없고 탄핵도 불가능한 공수처를 방탄으로 삼아 국민과 등을 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오늘 문 대통령의 발언은 그렇게 소리 내어 계승하겠다던 ‘김대중 정신’의 폐기 선언이자 민주주의 포기 선언”이라며 “나라를 퇴행의 과거로 끌고 가는 문재인 정권”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희석 대변인도 별도 논평을 통해 “법을 개정해 공수처장마저 정권 입맛대로 지명하려 하면서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을 언급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권력 유지를 위해 억지로 ‘괴물’을 만들어 낸 이 허물이 언젠가 스스로를 옥죄게 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라면서, 법을 시행해보기도 전에 야당의 비토권을 없애버리고 대통령 마음대로 하도록 만들었나”라며 “과거 어느 야당 정치인이 대통령 마음대로 주무르는 공수처를 주장했다는 말인가. 지난 정부에 그런 공수처가 있었다면 검찰은 국정농단 수사를 시작조차 못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유체이탈 수준을 넘어섰다. 대통령은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지에 들어섰다”며 “결국 정권이 교체되면 공수처장부터 바꿔서 이 사건들은 모두 재수사하게 될 것”이라며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결사적으로 정권교체를 해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었다”며 “공수래공수거, 공수처로 왔다가 공수처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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