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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떨치고 비상하는 위안화···"내년 30년새 최고치 간다"

중앙일보 2020.12.15 17:07
위안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앙포토]

위안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앙포토]

'내가 제일 잘 나가'. 거칠 것 없는 중국 위안화의 질주가 딱 이런 모양새다. 이미 탄력을 받은 위안화의 강세로 내년에는 위안화 가치가 3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을 털어내고 회복의 기지개를 켠 중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금이 몰려든 영향이다. 
 
15일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54선에서 거래됐다. 올해 최저점인 지난 5월27일의 달러당 7.1697위안과 비교하면 9.6% 가량 올랐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5위안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미국 씨티그룹은 13일(현지시간) 내년 말쯤 위안화값이 달러당 5위안대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보고서를 냈다. 중국이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던 1993년 말 이후 28년만에 처음이다. 당시 중국은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듬해 1월 위안화 가치를 50% 가량 절하했다.
 
위안화 강세를 전망하는 곳은 씨티그룹만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내년 말 위안화값이 달러당 6.3위안, 독일 도이체방크와 프랑스 BNP파리바도 내년에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위안대 초반에 머물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나홀로 상승 위안화, 디지털 화폐 실험도 성공.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나홀로 상승 위안화, 디지털 화폐 실험도 성공.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통화 가치는 해당 국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최근의 위안화의 강세가 바로 그렇다. 중국 경제는 올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분기 6.8%(전년동기대비) 역성장했던 중국 경제는 2분기(3.2%)와 3분기(4.9%) 반등에 성공하며 회복의 속도를 높였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는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기 회복의 신호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7% 증가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 경기 회복세가 더 커지고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생산은 연 매출 2000만 위안(약 33억원) 이상의 공업 부문 기업을 대상으로 산출한 것으로 국내총생산(GDP) 증감의 주요 선행 지표다. 코로나19 확신 직후인 지난 1~2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13.5%를 기록하며 1990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뒤 첫 역성장했다. 
코로나19가 처음으로 확산한 중국 우한의 에어컨 공장의 지난 14일 현장. 공장 라인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 내수 경제는 회복세가 뚜렷하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가 처음으로 확산한 중국 우한의 에어컨 공장의 지난 14일 현장. 공장 라인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 내수 경제는 회복세가 뚜렷하다. AFP=연합뉴스

청신호가 켜진 곳은 산업생산만이 아니다. 소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소매 판매 지수도 1년 전보다 5% 늘었다. 시장 예상치(5.2%)를 약간 밑돌았지만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1~2월(-20.5%) 뒷걸음질한 뒤 지난 8월부터 반등세다. 산업생산보다는 더디지만 중국 소비자가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수치다.  
 
 
 
영국의 시장 데이터 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안에반스-프릿처드는 SCMP에 “중국 경제는 11월 모든 분야에서 성장 액셀을 밟았다”며 “순풍이 계속 불고 있기에 앞으로 여러 분기 동안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위안화 가치 상승 속도는 남달라.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위안화 가치 상승 속도는 남달라.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실물 경제의 회복세 속 '바이 차이나'에 나서는 글로벌 자금이 중국으로 몰려들어 위안화 값 오름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중국 주식과 채권을 사기 위한 위안화 수요가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중국 국채와 증시로 유입된 자금은 연초 대비 30% 늘었다. 사상 최대 증가 폭이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초저금리가 뉴노멀이 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수익을 찾아 돈이 흐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당분간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2.5%포인트 안팎을 유지하는 미국과 중국 국채 금리(10년물 기준) 차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씨티그룹의 류리강 중국 경제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2021년까지는 중국 자산이 세계 어느 국가보다 더 강세일 것”이라며 “글로벌 자금은 (중국으로) 홍수처럼 쏟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4월 15일 시범 운영을 시작한 디지털 위안화 모바일 지갑. [중앙포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4월 15일 시범 운영을 시작한 디지털 위안화 모바일 지갑. [중앙포토]

하지만 몰려드는 글로벌 자금으로 인한 위안화 강세를 중국 정부가 어느 정도 용인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국제 시장에서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인민은행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며 “위안화 가치 절상은 경제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출 진작에 장애물일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는 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를 장려하는 등 위안화 가치 오름세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SCMP 등은 예상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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