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4명 중 3명이 부정행위···조직적으로 움직인 민주노총 선거

중앙일보 2020.12.15 11:22
17일부터 진행되는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의 결선투표에 진출한 두 후보가 지난 10일 오전 민주노총에서 열린 2020 민주노총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선거 결선 투표 후보자-언론사 초청 합동토론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부터 진행되는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의 결선투표에 진출한 두 후보가 지난 10일 오전 민주노총에서 열린 2020 민주노총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선거 결선 투표 후보자-언론사 초청 합동토론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가 부정행위로 얼룩지고 있다. 위원장 후보 출마자(4명) 중 한 명을 제외한 모든 후보가 선거 부정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각 후보 진영 곳곳 부정에 민주노총 선관위 제재
1차 투표에서 최하 득표자를 제외하곤 모두 부정

상위 2명이 겨루는 결선투표 진출 후보 중 1명,
두 차례나 민주노총 중앙선관위 경고를 받기도

민주노총 중앙선관위 "선거부정을 조직적으로 진행" 개탄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선거에 출마한 4명의 후보 중 4번 이호동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후보에게 선거 관리 규정 위반의 책임을 물어 5차례에 걸쳐 경고 조치했다.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치러졌다. 조합원 전체 투표(직선제)로 진행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규정에 따라 이달 17일부터 23일까지 상위 2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치른다.
 
결선투표에 나서는 후보는 기호 1번 김상구 후보와 기호 3번 양경수 후보다. 각각 26.33%와 31.26%를 획득했다. 기호 2번 이영주 후보는 25.77%, 기호 4번 이호동 후보는 3.57% 획득에 그쳤다.
 
한데 선거 과정에서 가장 적은 표를 획득한 이호동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든 후보가 선거부정 혐의가 적발돼 경고 처분을 받았다. 또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와 함께 치러진 각 지역본부장 선거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부정 행위가 불거졌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 왼쪽부터 기호 1번 김상구, 2번 이영주, 3번 양경수, 4번 이호동 후보. 연합뉴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 왼쪽부터 기호 1번 김상구, 2번 이영주, 3번 양경수, 4번 이호동 후보. 연합뉴스

 
민주노총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한 기호 3번 양경수 후보와 관련 두 차례나 부정선거 혐의를 적발해 규정위반 제재 결정(경고)을 내렸다.
 
양 후보와 관련 서비스연맹 방과후강사노조 전북지부는 선거가 진행 중이던 이달 3일 사회관계망(SNS) 단체 채팅방에 기호 3번 양경수 후보 등에 기표가 된 투표용지 이미지를 게시했다. 이에 대해 규정 위반을 지적하는 조합원에게 "이미지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해명하며 시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민주노총 중앙선관위의 판단이다. 4일 민주노총 중앙선관위의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건설노조 경기도건설지부에선 현장팀 조직 운영을 위한 단체소통방에 양 후보의 홍보물만 게시했다. 또 투표 기간에 '경기도건설지부 투표지침'이라는 제목으로 기호 3번 후보에 투표하도록 권유했다. 이어 개별 조합원이 기호 3번에 투표했는지를 확인하고, 기호 3번에 투표한 인원을 팀별로 보고토록 했다. 민주노총 중앙선관위는 8일 양 후보와 건설노조 경기도건설지부, 지대장, 현장 팀장 등에 경고조치를 하면서 "부정선거를 조직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적시했다.
 
민주노총 중앙선관위는 김상구 후보에 대해서도 1일 경조조치했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와 함께다. 선거운동기간이 아닌데도 선거운동을 한 사실을 적발했다. SNS나 기타 선전 표시물 등에는 모든 후보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는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도 문제 삼았다.
 
결선 투표에 진출하지 못한 기호 2번 이영주 후보도 김상구 후보와 같은 이유로 1일 경고조치 됐다. 전교조 전북지부 전주중등지회장 등이 특정 후보에 투표할 것을 권유하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이 후보 지원에 나선 게 적발됐다.
 
민주노총 중앙선관위는 현대차지부 전주위원회 투표소 선거관리위원 2명에 대해서도 지난 8일 경고조치하고, 결선투표에선 선거관리위원으로 나서지 못하도록 했다. 이들에겐 금품향응이나 특정 후보 비방, 권리행사 방해 등을 금지한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적용됐다. 특히 이들은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를 규정한 투표 방법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결선 투표에 나서는 김상구 후보는 사회적 대화를, 양경수 후보는 내년 11월 총파업 등 투쟁을 선거운동 과정에서 공약으로 제시했다.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023년까지 3년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