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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범 350명 잡은 보험맨, 매의 눈에 딱걸린 ‘2가지 허점’

중앙일보 2020.12.15 06:00
보험사기를 일삼던 대구 지역 10~20대 오토바이 배달원 350여명을 무더기로 잡아들이는 데는 한 보험사 직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직원은 올해 보험사기 방지 우수사례 경진대회서 최우수상인 금융감독원장상을 받았다. 15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경진대회 수상자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오토바이 배달원 350명과 범죄 전쟁 '금감원장상'

언택트 열풍으로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거리에 배달용 이륜차가 크게 늘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연합뉴스]

언택트 열풍으로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거리에 배달용 이륜차가 크게 늘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연합뉴스]

최우수상을 받은 사례는 DB손해보험 이모씨가 접수한 '대구지역 사회초년생(배달퀵서비스)과 보험범죄 전쟁' 건이다. 이씨는 최근 몇년 간 대구 지역의 자동차 사고가 급증했는데 이중 10~20대의 동승자 탑승 사고 비율이 높다는 점을 수상히 여겼다. 사고를 많이 낸 이들 대부분의 직업이 배달 퀵서비스인데, 배달이 없는 시간대에 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도 고의사고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었다. 
 
이씨는 전산시스템을 활용해 동승관계와 사고영상을 분석해 의심 대상자를 추출해냈다. 이후 금감원·수사기관 등과 공조해 사건자료를 확보해 분석하고, 관련자 진술을 받아 총 350여명의 보험사기자를 적발해냈다. 이들은 주변 지인들에게 범죄 수법을 전파하는 방식으로 다수가 반복적으로 보험사기에 가담했다가 꼬리를 잡혔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배달서비스·라이더 등이 급증하는 사회적 변화와 함께 나타나는 신종 범죄에 대한 신속하고 창의적인 대응이 돋보였다"며 "디지털 도구와 전문지식을 충실히 적용했으며, 청소년의 상습 범죄화와 범죄수법 전파를 차단하는 예방적 효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우수상 4건·장려상 6건 선정 '협회장상'

2020년 보험사기 방지 우수 사례 경진대회 수상 사례. 금융감독원

2020년 보험사기 방지 우수 사례 경진대회 수상 사례. 금융감독원

우수상(협회장상)에는 '척추체 근골격 치료 수술병원 실손보험금 부당청구 혐의 입증 방법(삼성생명 김모씨)', '보험가입 전 골절사고를 보험기간 중 사고로 허위청구(삼성화재 강모씨)', '조직형 이륜차 허위 용도 고지건 적발(삼성화재 안모씨)', '외제차 보험사기의 트렌드 변화(DB손보 김모씨)' 등 4개 사례가 선정됐다. 금감원은 이들 사례를 통해 ▶전문적인 신규 의료장비 및 기술을 이용한 보험사기 적발 ▶사회적 생명과 재산 보호의 계기 마련 ▶보험사기의 변화 트렌드 포착 및 선제적 분석과 매뉴얼 마련 등 유의미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장려상(협회장상)에는 6건의 우수 사례가 선정됐다. '머신러닝 기반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 자체 구축(교보생명 손모씨)', '빅데이터 시각화 보험사기 혐의 분석 시스템을 통한 허위 입원 적발(신한생명 권모씨)', '병원 수사의 모델을 만들다(AIA생명 안모씨)', '브로커·모집인이 개입한 8090 후유장해(AIA생명 오모씨)', '자동차/장기 모바일 치료사실 확인서 시스템 개발에 따른 병원 혐의 자료 채증 디지털화(KB손보 박모씨)', 'SNS·온라인 보험사기 게시글 근절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악사손보 김모씨)' 등 이다.
 
금감원은 선정된 우수 사례자에 상장 및 상금을 수여할 계획이다. 또 최근 보험사기 트렌드 변화와 우수 조사 사례, 조사 기법 등을 유관 기관과 공유해 보험사기 대응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수 사례를 책자로 발간해 보험회사 등이 보험사기 조사·예방업무에 활용하도록 배포할 것"이라며 "보험사기 조사 과정에서 보험회사가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있으며, 위반 사항이 발견되는 경우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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