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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맞고 알수없는 마비 증상...그뒤엔 中 100년 기술의 덫

중앙일보 2020.12.14 09:16
독일의 바이오엔테크와 공동으로 코로나 백신인 BNT162b2를 개발한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뉴욕 본부에 적힌 '과학이 이길 것이다'하는 문구. 이 코로나 백신이 8일 영국에 이어 이르면 14일 미국에서도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인류가 과학의 힘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기는 전쟁이 본격적으로 개막됐다. AFP=연합뉴스

독일의 바이오엔테크와 공동으로 코로나 백신인 BNT162b2를 개발한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뉴욕 본부에 적힌 '과학이 이길 것이다'하는 문구. 이 코로나 백신이 8일 영국에 이어 이르면 14일 미국에서도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인류가 과학의 힘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기는 전쟁이 본격적으로 개막됐다. AFP=연합뉴스

12월 13일 미국 CNN방송에 ‘18만4275바이알(주사액의 단위)의 코로나 백신이 운송을 시작했다’는 긴급뉴스 자막이 떴다. 미국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인 BNT162b2의 접종을 위한 특수 운송 작업을 시작한 역사적 순간이다.  

8일 영국 이어 14일 미국도 접종 시작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제품 긴급 승인
블룸버그, “모더나 백신도 곧 뒤따를 것”
전 세계 78억6000만회 분량 할당·선구매
정상생활·경제재개 위해선 집단면역 필요
인구 75~80% 접종 받고 면역 획득해야
백신 확보 미국도 내년 말이나 가능 전망
서구 백신은 첨단기술 간접면역 안전백신
중국은 대부분 바이러스 주입 ‘고전백신’
제조실수로 소아마비 등 질병 유발 전력
개발 과정에서 투명성 떨어져 신뢰 못줘

미국의 코로나 백신 운송은 12월 11일 의약품 허가권을 쥔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긴급사용 승인에 이어 12일 질병 관리를 책임지는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예방접종 자문위원회(AICP)가 사용 권고를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12월 14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의 미국 내 접종이 시작된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인류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정상 생활 복귀와 경제 재개를 위한 작지만 위대한 첫걸음이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백신이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사진은 두 회사의 로고와 백신을 담는 용기인 바이알과 주사기. AFP=연합뉴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백신이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사진은 두 회사의 로고와 백신을 담는 용기인 바이알과 주사기. AFP=연합뉴스

 

빌 게이츠, “정상 복귀의 시작”

이날 CNN에 출연한 빌 게이츠 빌&미란다 재단 공동이사장은 “백신이 식당과 관광 재개를 포함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복귀하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게이츠 이사장은 빌&미란다 재단을 설립해 백신 개발을 통해 글로벌 건강 수준을 높이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가 지난 5월부터 추진해온 백신 개발·공급·유통 계획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구스타브 퍼나 장군은 이번 백신 수송작전을 1943년 6월 6일 결전을 위해 연합군이 나치가 점령한 유럽 본토에 진입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비유했다. 
미국의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앞서 12월 9일 “앞으로 몇 주 안에 2000만 명이 백신을 접종할 것이고, 그러고 나면 우리는 (내년) 1월, 2월, 3월에 걸쳐 백신이 생산라인에서 나오는 대로 계속해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자 장관은 2021년 2분기 말까지 원하는 모든 미국인에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12일 이 백신이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의 바이오업체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해 95%의 예방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바로 그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 백신은 12월 2일 영국이 첫 승인하고 8일 접종에 들어갔으며 이어 바레인·캐나다·사우디아라비아가 승인했다.  
의약품 허가권을 쥐고 있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본부. 메릴랜드주 실버 스프링에 있다. FDA는 12월 11일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백신에 대해 미국내 긴급사용 승인을 했다. 사진 신화=연합뉴스

의약품 허가권을 쥐고 있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본부. 메릴랜드주 실버 스프링에 있다. FDA는 12월 11일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백신에 대해 미국내 긴급사용 승인을 했다. 사진 신화=연합뉴스

 

이미 전세계에서, 39억 명분 할당·선구매

블룸버그 통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이어 미국 바이오 업체인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도 아주 가깝게 그 뒤(임시사용 승인과 접종)를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 코로나 백신 접종자가 2020년 연말까지 수천만 명에 이를 것이며 내년까지는 수십억 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미 개발되거나 작업이 상당히 진행돼 전 세계적으로 대량 접종이 유망한 백신은 9종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78억6000만 회 접종 분량이 각국에 할당되거나 선구매됐다. 2차례 접종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면 39억 3000만 명이 접종받을 수 있는 물량이다. 세계 각국은 전 세계 인구 70억의 56%가 맞을 수 있는 백신 물량을 이미 확보했다는 이야기다.  
다만 스웨덴과 영국의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개발한 백신은 개발 과정에서 접종 실수가 발생하고 데이터에 일부 오류가 지적돼 승인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미시간 주 포타지에 있는 화이자 글로벌 공급센터에서 12월 13일 직원들이 백신을 포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미시간 주 포타지에 있는 화이자 글로벌 공급센터에서 12월 13일 직원들이 백신을 포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정상복귀, 백신 확보 미국도 내년 말이나

코로나와의 최종 전쟁에서 궁극의 관심사는 아무래도 정상생활 복귀 시기다. 앞서 12월 8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 정부가 코로나 백신 1억건 접종 분량을 확보했다며 취임 뒤 100일 이내에 이를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백신은 통상 2회 접종하기 때문에 1억회 분은 5000만 명에게 접종할 수 있다. 이는 3억3000만 미국인의 15%에 해당한다. 미국 대통령 취임은 내년 1월 20일이며 그로부터 100일째 되는 날은 4월 29일이다. 4월 말까지 미국 인구의 15%에 대해 접종을 하겠다는 이야기다. 이 정도 접종으로 세계는 정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백악관의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는 최근 보고서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돼도 이 정도 수준으로는 적어도 내년 늦봄까지는 코로나19의 확산세를 꺾거나 입원 환자와 사망자를 큰 폭으로 줄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려면 미국민 1억 명 정도가 백신을 접종받아 면역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이들의 면역력이 몇 달간 지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내년 2분기 이후에 미국에서 인구의 75~80%에 대한 백신 접종이 끝나면 내년 연말에나 정상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르면 12월 14일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미국도 1년 뒤에나 정상생활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니 백신 물량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나라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내년 2분기 이후에 미국에서 인구의 75~80%에 대한 백신 접종이 끝나면 내년 연말에나 정상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르면 12월 14일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미국도 1년 뒤에나 정상생활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니 백신 물량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나라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AFP=연합뉴스

코로나 이전의 정상생활로 복귀하려면 더욱 긴 시간이 필요하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도 12월 9일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의 온라인 행사에서 연설하면서 정상생태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파우치 박사는 “75%~80%의 인구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며 “2021년 2분기에 걸쳐 효과적으로 그것(접종)을 하면 여름이 끝날 때쯤 사회를 보호하기에 충분한 집단면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021년 말에 다가갈 즈음에나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정상상태에 어느 정도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신 우선 확보국가가 이 정도라는 이야기다.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나라는 정상생활 복귀도, 경제재개도 더 늦을 수밖에 없다. 외국 출입국에서 제한을 받을 수도 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정상생활 복귀와 경제재개 열쇠는 백신

집단면역은 특정 질병에 걸렸다가 신체가 항체를 형성해 회복했거나 백신을 맞아 항체를 확보하는 등으로 해당 질병에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전체의 일정 비율 이상에 이른 것을 가리킨다. 한 사회에서 집단면역이 형성돼야 해당 질환의 전파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없는 사람도 감염될 확률이 낮아져 자유로운 활동과 여행이 가능하게 된다. 이런 상태까지 가려면 상당한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하며 그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내년 말까지는 지금처럼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생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백신을 다량 확보하고 접종할 수 있는 미국의 이야기다.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거나 인구의 상당수가 백신 접종에 회의적이거나 거부 반응을 보일 경우 한 국가나 사회가 제대로 집단 면역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전 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하던 과거로 돌아가는 데는 더욱 긴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정상생활 복귀와 경제 재개의 열쇠는 백신 접종이다. 백신을 먼저 확보한 나라가 우선일 수밖에 없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백신에 이어 모더나 백신도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전망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백신에 이어 모더나 백신도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전망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서구, 첨단 바이오 기술로 백신 개발

주목할 점은 이번에 영국과 미국에서 접종하는 백신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첨단 바이오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라는 점이다. 한국 질병관리청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모더나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뾰족한 돌기인 스파이크의 단백질을 이용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스파이크와 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 인간의 세포 안으로 들어가 인간 유전물질을 활용해 증식한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의 백신은 단백질을 생산하는 설계도인 mRNA로 이뤄졌다. 백신이 인체에 들어가면 세포에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도록 지시하게 된다. 무해한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체에서 바이러스 대신 항원으로 작용해 면역 시스템을 작동시킨다. 백신을 맞은 인체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면역에 관여하는 T세포와 B세포를 작동시키면서 면역을 획득하게 된다. T세포는 면역을 촉진하고 조절하며, B세포는 항체를 생산한다. 이렇게 생산된 항체를 보유하고 있으면 체내에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공격해서 제거할 수 있다. 면역 획득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모더나 백신은 이렇게 첨단 바이오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제품이다. 보관과 운반에서 초저온이 필요하고 첫 접종 21일 뒤 다시 접종하는 2회 접종 방식으로 사용되는 게 불편하다.  
미국 미시간 주 포타지에 있는 화이자 글로벌 공급센터에서 12월 13일 직원이 포장한 백신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미시간 주 포타지에 있는 화이자 글로벌 공급센터에서 12월 13일 직원이 포장한 백신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불활성·약독화 ‘고전 백신’과 차원 달라

NYT는 12월 12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접종하면 어떻게 코로나에 면역을 얻게 되는지를 설명하는 기사를 상세하게 실었다. 이런 기사를 게재한 것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시기에 과학·의학 상식을 제공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번 백신이 과거 학교에서 가르쳐온 ‘고전적인 백신’과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인체에 해당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포르말린 등 화학물질이나 방사선으로 불활성화하거나 약독화해 백신을 제조했다. 거의 한 세기 전에 개발된 고전적인 백신 제조법이다.  
불활성화 백신은 아예 해당 병원체를 사멸시킨 것으로 사백신으로 부른다. 질병을 일으킬 수 없을 정도로 약하게 만든 것은 병원체가 아직은 살아있기 때문에 생백신이라고 한다. 해당 병원체 자체가 항원 역할을 하는 백신이다. 인체는 이런 항원을 주입받은 뒤 가벼운 증세만 겪으면서 면역 시스템을 자극해 항체를 만들게 된다.  
12월 10일 이집트에 도착한 중국산 코로나 백신이 공항에서 운반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12월 10일 이집트에 도착한 중국산 코로나 백신이 공항에서 운반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고전 백신, 제조 실수로 발병 사례 있어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활성화나 약독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백신을 맞고 오히려 해당 질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면역학 교수인 피터 퍼햄이 지은 『면역학(Immunology)』에 따르면 1995년 미국에서 처음 개발된 불활성화 소아마비 백신인 소크 백신은 도입 직후 접종받은 사람 94명과 그들의 가족·친구 166명에게 소아마비 유행을 일으켰다. 미국 보건 당국은 접종을 중단하고 7개월간 원인 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백신에서 불활성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그 결과 병원성 바이러스가 살아남아 접종받은 사람들에게 오히려 병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94명이 발병했으며 이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병을 전염시켰다.  
2007년에는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같은 이유로 69명의 어린이가 백신 접종으로 소아마비에 걸렸다. 이런 사고는 공포를 유발해 백신 접종 거부로 이어지고 있다. 2013년 파키스탄과 나이지리아에선 백신 제조 근로자가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이런 불신은 백신을 통한 전염병 퇴치를 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브라질에서 임상시험 중인 중국 시노백 백신. 죽은 바이러스 입자를 이용해 인체의 면역체계를 작동하는 불활성 백신이다. [AFP=연합뉴스]

브라질에서 임상시험 중인 중국 시노백 백신. 죽은 바이러스 입자를 이용해 인체의 면역체계를 작동하는 불활성 백신이다. [AFP=연합뉴스]

 

중국, 대부분 고전 백신으로 개발

이와 관련해 중국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단 1개 회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활성 백신을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국영제약회사인 시노팜(Sinopharm·國藥)의 우한(武漢)연구소와 베이징(北京)연구소가 각각 불활성화 백신을 개발해 중국과 해외에서 3상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인 시노백(Sinovac·科興中維)도 같은 계열의 불활성화 백신을 별도로 개발해 중국 내외에서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노백 백신은 지난 11월 브라질에서 부작용을 일으켜 임상시험이 일시 중단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시노팜 백신은 페루에서 임상시험자 1명에게 원인 모를 팔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  
중국에선 바이오 기업인 칸시노바이오로직스(CanSino Biologics(CanSino Biologics·康希諾生物)만이 불활성 백신이 아닌 종류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닌 아데노 바이러스를 이용해 인체가 면역 시스템을 작동할 수 있게 하는 전달체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 백신과 같은 방식이다. 지금 중국과 아르헨티나, 칠레, 러시아, 파키스탄 등에서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중국은 상당한 바이오 기술과 생산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백신 개발에서는 대부분 ‘100년 전 기술’을 적용했다. 첨단 바이오 기술로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는지, 아니면 전략적 실수인지는 알 수 없다.
미국과 독일을 비롯한 서방에서는 발달한 바이오 기술을 바탕으로 굳이 전체 병원체를 몸에 넣지 않고 인체의 항체 만들기를 자극할 수 있게 하는 신종 백신을 개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전적인 백신 기술은 아무래도 찬밥일 수 있다. 물론 100년 전 기술이라고 백신으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것은 편견이다. 백신은 기술이나 방식과는 별개로 인체에서 항체를 만들어 면역력만 갖추게 하면 된다.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는 것과 같다. 중국은 오히려 고전 백신이 오랜 세월 검증이 된 방식이고 신기술은 아직 한 번도 실전에 투입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촬영한 코로나 바이러스. AP=연합뉴스

미국 국립보건원이 촬영한 코로나 바이러스. AP=연합뉴스

더 문제는 투명성 결여 따른 신뢰 부족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중국이 백신 개발 과정에서 투명성 부족으로 국제적 신뢰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임상시험 결과 등 정보 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중국 내 시험에선 부작용이 없이 완벽했다는 보도만 내놓았다. 임상시험에서 정보공개를 확실히 하면서 부작용을 찾고 그 원인과 해결책을 확인하는 것은 개발 중인 의약품의 유효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개발 과정에서 투명성을 보여주고 신뢰를 얻는다는 개념이 부족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중국산 백신이 수입 대상에 거론도 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중국은 비서구권 국가에서 임상시험을 하든지, 제3세계에 공여하는 방식으로 자국산 백신의 가치와 지배력을 높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백신 개발에서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구와의 과학기술력과 연구윤리, 확산력 격차를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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