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전·강원·부산 중증 여유 병상 10개 미만
병상 늘리려 해도 “장비 도입 등 1주일 안팎 걸려”
중증 병상 여유있는 광주·대구도 의료진 부족 호소
서울·대전 중증 환자 병상 부족 심각

지난 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음압격리병동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지역 생활치료센터의 1937개 병상 중 즉시 사용이 가능한 건 312개에 불과하고 코로나19 확진에도 병상을 지정받지 못해 자택에 격리된 '대기 환자'는 8일 125명→9일 157명→10일 189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대전은 13일 기준 사용 가능한 중증 환자 병상이 없다. 대전 충남대병원에 마련된 중증 환자 병상은 총 8개로 모두 확진자들이 치료받고 있다.
중증과 경증 사이인 중등증 환자를 치료하는 감염병 전담병원인 충남대병원(28개 병상)과 대전보훈병원(28개 병상)이 보유한 56개 병상도 딱 1개만 비어 있다.
“중증 병상 늘리려면 1주일…”

강원대학교병원 음압 병상에서 근무하는 의료진. 연합뉴스
강원도와 강원대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 병상 고갈은 시간 문제로 보고 일반병실에 음압 장비를 추가하는 방법 등으로 16개 병상을 늘리기로 했지만, 시간이 문제다. 강원대병원 관계자는 “음압 병상 추가를 위한 공간 조성과 음압 장비 도입 등에 1주일 안팎이 걸린다”며 “일반 병실 간호인력과 내과적 진료가 가능한 전문의들을 확진자 진료에 추가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18개 중증 환자 병상 중 12개를 사용하고 있다. 부산시가 보유한 모든 병상은 301개로 52개가 사용 가능하지만, 중증 환자 급증에 대처 가능한 병상은 6개뿐이다.
여유 있는 지자체들도 의료진 인력난 걱정

부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고등학생과 교직원 등 부산시민 20명이 지난달 30일 오후 부산소방재난본부 구급버스를 타고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도착해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국내 1호 코로나19 전담병원인 대구동산병원 관계자는 “대구동산병원의 경우 145개 코로나19 환자 병상이 있는데 절반 수준인 68개가 차 있다”면서 “의료진 인원이 200여 명인데 절반 정도 찬 병상을 관리하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전했다. 병상보다 의료진 인력이 여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병상이 가득 차면 의료 공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국가지정 및 중증환자 전담 병상이 있는 광주광역시 동구 전남대병원 의료진이 13일 병원 출입구에서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하지만 광주 역시 의료진 숫자가 넉넉하지 못하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전남 생활치료센터를 담당할 의사 인력이 부족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충원을 요청했었다”며 “하지만 중대본에서도 가용한 의사 인력이 없다면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부산·대전·대구·광주광역시·춘천=허정원·황선윤·김방현·김윤호·진창일·박진호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