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전문직 한도 2억으로 낮춰
우리, 비대면 직장인 대출 중단
은행들, 금융당국 압박 계속되자
만기 축소, 분할 상환도 고심 중
국민은행은 아울러 이날부터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는 ‘타행 대환 주택담보대출’도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타행 계정으로 잡힌 대출금을 국민은행 계정으로 끌고 와 대출 총량을 늘리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도 14일부터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를 일제히 2억원으로 낮춘다. 기존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는 각 직군별로 2억5000만~3억원이었다. 이를 2억원으로 일괄 조정했다. 신한은행은 내주 중 일반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제한 방침도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이미 지난 11일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이었던 ‘우리WON하는 직장인 대출’ 판매를 전격 중단했다. 농협은행도 이달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올원직장인대출’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줄이는 동시에 해당 상품 우대금리를 없앴다. 하나은행은 조만간 전문직 대출 한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조이는 건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정책과 압박이 있어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연봉 8000만원 초과 고소득자에 대한 고액 신용대출 규제 방안을 내놨다. 금융위의 이런 방침이 알려지자 곧장 시중은행에 신용대출 가(假)수요가 몰렸고,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에만 9조원 넘게 급증했다.
그러자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 4일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 임원(부행장급)을 불러 “11월 가계대출 관리가 잘되지 않았다”며 “연내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가계 대출 증가액 월 평균 2조원대 유지)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이날 연내 총량관리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2개 은행을 따로 지목해 강하게 질책했다.

5대 은행 10~12월 가계대출 증가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5대 은행 10~12월 가계대출 증가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