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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K 아닌‘μ자’형 경제회복? 백신 희망에도 암울한 내년 1분기

중앙일보 2020.12.13 17:36
올해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 속에 맞이할 전망이다. AFP=연합뉴스

올해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 속에 맞이할 전망이다. AFP=연합뉴스

'V→U→K'에서 이젠 그리스어 ‘μ’(뮤)까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세계 경제 회복 추이 형태에 대한 전망이다. 세계 각지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경기 회복 전망 역시 꺾이고 있다.
 
경기 회복에 방점을 찍은 V자형과 U자형은 이미 설득력을 잃고 있다. V자형은 가파른 상승세, U자형 회복은 최저점을 유지하다 가까스로 완만한 회복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K자형은 일부 계층의 체감 경기는 회복되지만 저소득층은 오히려 나빠진다는 것으로 팬데믹 발(發) 경제 불평등의 심화를 의미한다.  
 
‘μ’자형 회복은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자일스 모에치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이달 내놓은 ‘거시 경제-겨울을 넘어’에서 등장한 말이다. 올해 2분기 가파른 하락 후 반등이 이어지긴 했으나 백신 상용화 이전까지는 바닥을 계속 유지하다 내년 상반기 이후에야 서서히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모에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럽의 성장률이 또다시 뒷걸음질 할 듯하다”며 “백신이 상용화되고 회복세가 강력하게 유지될 때까지 경기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초 경기는 다시 하강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 2분기와 3분기 미국 경제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32.9%(이하 전분기 대비 연율), 지난 3분기는 33.1%로 각각 집계 후 최고 수준의 하락과 상승 폭을 기록했다. 3분기의 상승세에 'V자형 회복'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서 경제 회복 곡선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를 접고 있다. 데이비드 멀패스 세계은행(WB) 총재는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온라인 CEO 연례 정상회의에서 “팬데믹 이전 수준의 경기로 회복하려면 적어도 2~3년은 걸린다”고 단언했다.   
미국 경제, GDP 성장률 하락 예상.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미국 경제, GDP 성장률 하락 예상.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W자형 회복'과 'K자형 회복'과 같은 우울한 전망이 현실화할 수 있단 이야기다. W자형 회복은 경기가 상승하는 듯하다 재하강하는 ‘더블딥(double dipㆍ이중침체)’를 가리킨다. K자형은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를 우려하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전망이다. 경기 회복이 특정 소득계층 이상에게만 적용되고 저소득층은 더 어려워지면서 불평등 격차가 커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풀면서 흘러넘친 유동성이 몰려들며 나스닥(NASDAQ) 등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최고치 경신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충격 속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늘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식량 배급소엔 취약계층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실업률 회복은 요원하다. 
지난달 미국 뉴욕 브룩클린에서 식량 지원품을 받으려 기다리는 이들. Xinhua=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뉴욕 브룩클린에서 식량 지원품을 받으려 기다리는 이들. Xinhua=연합뉴스

기업들간의 코로나19발 불평등 격차는 커지고 있다. 포브스는 지난달 “(소득 계층뿐 아니라) 일부 기업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덕을 보는 곳은 빠르게 성장하고 그렇지 못한 분야의 기업은 심각한 위기를 겪는다”며 “K자형 경기 회복이 여러 의미에서 현실화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최악의 전망은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L자형’이다. 하지만 백신 상용화가 이뤄지면서 이러한 우려가 설 자리는 줄고 있다.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해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최근 “내년 여름쯤이면 미국인들이 대체로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2분기까지는 경기 회복이 기대난망일 수 있지만 그 이후엔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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