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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자 찾아라…'개코'로 냄새 맡고, 암호화로 추적

중앙일보 2020.12.13 16:42
  확진자 및 감염 의심자의 감염  /  접촉 관계 시각화 [자료 고려대]

확진자 및 감염 의심자의 감염 / 접촉 관계 시각화 [자료 고려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확진자가 전체의 26%에 달한다. 게다가 동선 공개를 우려해 검사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어 방역 당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감염자를 추적하는 다양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사생활 노출 없이 감염 의심자 추적"

고려대는 정연돈 컴퓨터학과 교수 연구팀이 사생활 노출 없이 감염 의심자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해당 기술은 함수 암호 (functional encryption) 기법을 이용해 개개인의 이동 기록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확진자가 방문한 장소에 함께 머물렀던 감염 의심자를 탐색할 수 있다.    
 동선이 겹친 감염의심자의 감염확률 시각화[자료 고려대]

동선이 겹친 감염의심자의 감염확률 시각화[자료 고려대]

먼저 QR코드를 통한 방문 기록, 신용카드 사용 기록, 휴대폰 위치 기록과 같은 개인 정보를 암호화해 저장한다. 정보는 관리 주체인 질병관리청을 포함해 누구도 해독할 수 없다. 이렇게 암호화된 상태 그대로 확진자 혹은 감염 의심자와 동선이 겹친 사람을 검색할 수 있다. 이동 동선 공개를 우려해 진단검사를 기피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 결과는 SCI급 저널인 플로스 원(PLOS-ONE)에 등재됐고 현재 국내외 특허도 출원 중이다. 
 

주목받는 '코로나 탐지견'

코로나19와 관련한 탐지견 훈련 실험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의 냄새를 감지하는 훈련이다. 과학적 검증을 거쳐 이러한 방법이 도입되면 쇼핑몰이나 공항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의 후각은 인간보다 1만 배 이상 뛰어나다고 보고된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훈련받은 비글 강아지들이 폐암 환자의 혈액 샘플을 찾는 데 97%의 성공률을 기록했고, 사람의 체취에서 혈당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강아지들의 특성을 이용해 당뇨환자의 혈당이 떨어질 때 사람에게 신호를 보내거나 응급 약물을 가져올 수 있도록 훈련받은 개들도 있다. 
서울역에서 경찰특공대가 탐지견과 함께 테러에 대비한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서울역에서 경찰특공대가 탐지견과 함께 테러에 대비한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최근 핀란드와 레바논 공항에서 이뤄진 실험에서는 탐지견이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레바논 세인트 조지프대 연구팀에 따르면 두 마리의 탐지견이 1680명의 승객 샘플의 냄새를 맡았고, 이 가운데 158명의 확진자를 찾아냈다. 이들은 모두 유전자증폭검사(PCR)에서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각) "탐지견들은 양성 판정에선 92% 정확도를, 음성 판정에서는 100%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경기도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한 강아지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뉴스1]

경기도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한 강아지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뉴스1]

지난 10일 프랑스 파리 알포르트 국립수의과학대학교 연구팀도 탐지견과 관련한 실험을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폭발물 탐지견, 수색 및 구조견 등으로 일하던 14마리 개를 차출해 코로나19 감염자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땀 냄새를 맡게 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진행됐다. 그 결과 탐지견들은 최소 76%에서 최대 100%의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에 참여한 도미니크 그랑장 교수는 “실험 과정에서 개가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최소한이거나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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