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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비중 다시 20% 넘을 듯…한국 경제 반도체 ‘쏠림’ 여전

중앙일보 2020.12.13 16:20
올해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년 만에 다시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반도체를 등에 업고 전체 수출은 회복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하는 경기선행지수도 8개월째 상승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는 재차 고꾸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업종 부진 속 소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한국 경제의 반도체 편중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올해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길 전망이다. 지난 10월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2회 반도체대전(SEDEX 2020)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올해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길 전망이다. 지난 10월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2회 반도체대전(SEDEX 2020)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반도체 2년 만에 수출 비중 20% 돌파 유력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11월 25일 반도체 수출액은 총 수출액의 19.4%를 차지한다. 전체 수출 품목 가운데 단연 비중이 가장 크다. 이달 1∼10일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52.1%나 늘었다. 이런 추세를 이어가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기게 된다. 
  
2011년 9%였던 반도체의 수출 비중은 이후 점점 커져 2017년 17.1%를 기록했다. 2018년(20.9%)에는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지난해에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 등으로 반도체 단가가 떨어지며 수출 비중이 17.3%로 줄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이후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으로 회복하며 2년 만에 다시 20%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도별 반도체 수출 비중.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연도별 반도체 수출 비중.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반도체의 호전에 힘입어 한국 수출도 부진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대비 4% 늘었다. 일평균 수출도 6.3% 증가했다. 총 수출액과 하루 평균 수출이 함께 플러스(+) 전환한 건 2년 만이다. OECD 경기선행지수(CLI)는 101.2로 지난 4월 이후 8개월째 상승했다. 4개월째 100을 넘겼다. CLI가 100 이상이면 장기 추세 이상의 성장을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도체 외끌이…주력품목 수출 부진 지속 

문제는 반도체의 후광으로 인해 다른 산업의 부진이 묻히는 착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올해 1월 1일~11월 25일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은 3.8% 늘었다. 반면 석유제품(-40.8%), 철강제품(-16.8%), 자동차(-13.9%), 선박(-9.1%) 등 대다수 주력 품목의 수출은 여전히 감소 폭이 크다. 
 
그나마 지난달에 선박(32.6%), 자동차(2.1%) 등은 상승 전환했지만, 석유제품(-50.6%), 석유화학(-8.3%) 등은 여전히 부진하다. 바이오·헬스 수출이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기록하며 새로운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아직은 전체 수출을 좌지우지할 만큼 비중이 크지 않다. 지난달 기준 3.2% 수준이다. 
 
이런 반도체 쏠림 현상은 수출 안정성을 해치고, 장기적인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8월 내놓은 자료를 통해 “한국 수출은 반도체 편중 현상으로 반도체 경기 변동의 파급력이 매우 크다”며 “4차 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새로운 성장동력의 부재는 우리의 미래 수출경쟁력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품목별 수출 비중.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주요 품목별 수출 비중.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코로나 재확산에 소비 부진 골 깊어져 

반도체가 나 홀로 호황을 구가하는 사이 소비 부진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이 재확산 영향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주요 자영업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을 1로 볼 때 0.77로 떨어졌다. 여기에 연말 대목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반도체는 수출 효자품목이지만 국내 생산이나 부가가치 증가 효과는 낮은 편이다. 반도체 수출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긴 어려운 구조라는 얘기다. 
 
정부도 이런 점을 우려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1일 정책점검회의에서 “대면과 비대면, 내수와 수출에 차별적인 영향을 주는 ‘K자’형 충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서울 남대문 시장 크리스마스용품 판매 상점에서 상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상인들은 코로나19 등으로 시장 방문객이 줄면서 매출이 평년대비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서울 남대문 시장 크리스마스용품 판매 상점에서 상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상인들은 코로나19 등으로 시장 방문객이 줄면서 매출이 평년대비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재난지원금 앞당겨 지급 검토 

정부와 여당은 소비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영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를 내년 1월 중으로 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에는 내년 설 연휴 직전인 2월 초 지급이 목표였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은 “코로나19 피해가 큰 계층에 집중적으로 쓰는 건 필요하다”면서도 “중요한 건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이것이 소비로 연결되도록 하는 방편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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