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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秋아들 폭로 당직병 신분 비밀 아냐...처벌 어렵다"

중앙일보 2020.12.13 15:49
당직사병으로 일하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연장)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한 A씨가 지난 9월 서울동부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스1

당직사병으로 일하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연장)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한 A씨가 지난 9월 서울동부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스1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폭로한 당직사병 A씨에 대한 신상 공개가 문제 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A씨를 부패행위 신고 협조자로 인정하면서도 비밀보장 의무를 지키지 않은 이들은 처벌하기 어렵다고 봤다.
 

"말도 안 되는 제보" 실명 공격

권익위는 지난 7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A씨의 신분보장 등 조치 요구에 대한 최종 결론을 냈다. 13일 중앙일보가 확보한 권익위 의결서 등에 따르면 위원회에선 A씨의 실명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에 대해 조처를 할 수 있는지가 최대 쟁점이었다. 이 기자와 김 대표 등은 친여 성향 콘텐트나 글을 주로 올려왔다.
 
이 기자는 지난 9월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A씨가 밝힌 제보 내용을 언급했다. 영상에서 “그 말도 안 되는 제보를 한 애가 이 친구입니다”라며 A씨의 실명까지 공개했다. 김 대표도 같은 달 페이스북에 “어린 마음에 유명해지고 싶다는 과시욕이 생겨 거짓말을 했다고 기자회견을 하라”는 글을 A씨의 이름과 함께 올렸다. 모두 A씨가 권익위에 신분보장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의 일이다.
지난 9월 18일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9월 18일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권익위는 A씨를 공익신고자와 같은 수준의 신분 및 비밀보장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부패신고자라고 결정했다. 권익위는 수사기관의 부패신고 관련 사실 확인을 도왔을 때 협조자 지위를 인정한다. 의결서에는 “제보의 주된 내용은 추미애 장관의 아들 서씨에 대한 2차 병가 연장이 불허된 상황에서 당직사령이 휴가 처리를 지시한 것이 통상 휴가 절차와 다르다는 것”이라며 “(A씨가)이와 관련해 진술‧증언, 자료제출 등의 방법으로 수사에 조력했다”고 기재됐다.
 

방송 나왔다는 이유로 '동의' 인정

그런데도 권익위가 A씨의 신상 공개를 비밀보장 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한 건 A씨가 권익위에 신고하기 전 방송을 통해 얼굴 등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부패방지권익위법은 신고자의 인적사항을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지만, 신고자가 동의한 때는 예외로 한다. 권익위는 A씨의 신원이 방송 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이 동의에 해당한다고 봤다.
 
권익위는 “이미 방송에 공개한 인적사항을 토대로 진실성이 의심된다는 취지의 논평‧보도 등을 한 것은 A씨 동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라며 “별도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비밀보장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A4용지 29장 분량의 의결서 중 절반 이상을 이를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명예훼손에 관해서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앞서 A씨는 이상호 기자 등 5000여명을 명예훼손·모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뉴스1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뉴스1

공익신고 행위를 돕는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A씨가 권익위에 신분보장을 일찌감치 요구했다면 다른 결론이 나왔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소장은 “공익신고나 부패신고 절차를 잘 모르다 보니 뒤늦게 권익위에 보호를 요청해 신고자가 불이익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서류 한장을 언제 내느냐가 신고자 보호 여부를 결정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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