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세의 국내 최고령 현역 의사로 활동하다 별세한 한원주씨. 매그너스 의료재단
“힘내…. 가을이다…. 사랑해….”
지난 9월 30일 세상을 떠난 한원주 경기 남양주시 매그너스 요양병원 전 내과 과장. 그는 94세 현역 최고령 여의사로 영면하기 20여일 전까지 환자를 돌보다 이 세 마디를 남기고 세상과 이별했다.
의료법인 매그너스 의료재단은 “그를 기리는 추모비를 지난 8일 재활 파크에 조성했다”고 13일 밝혔다. 추모비를 세운 재활 파크는 그가 생전에 산책하며 노래를 흥얼거리며 쉬던 곳이다. 재단 측은 재활 파크 내 이 길을 ‘한원주의 길’이라고 이름 붙였다.

지난 8일 경기 남양주 매그너스 의료재단 재활파크에 고(故) 한원주 매그너스 요양병원 명예원장의 추모비가 건립됐다. 매그너스 의료재단
요양병원 명예원장 추대

고(故) 한원주 명예원장이 환자를 돌보던 진료실을 그대로 보존한 추모 공간. 매그너스 의료재단
10월엔 ‘박애장 금장’ 수상
그는 “어떨 땐 사랑만 가지고도 병이 낫기도 한다” 지론으로 환자를 따뜻하게 돌봐왔다. 고령의 환자들에게 말동무가 돼주며 마음도 치료해줬다. 일평생 ‘나’보다 ‘남’을 위하는 삶을 살아왔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고인은 40년 전 남편의 죽음을 계기로 개인 병원을 정리하고 의료선교 의원을 운영하며 수십년간 사회의 약자들을 찾아 무료 진료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런 봉사는 매월 한 차례 이상 지난해 말까지 이어졌다.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퍼지기 전까지 고인은 환자 치료에 도움되는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 의학 세미나도 꾸준히 찾았다고 한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