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류혁·이정화 내부폭로 막히나…尹징계위 '증인심문' 절차 충돌

중앙일보 2020.12.13 14:33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일 경기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여부와 수위를 심의할 징계위가 열렸다.[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일 경기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여부와 수위를 심의할 징계위가 열렸다.[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2차 징계위’와 관련, 증인 심문 절차를 두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법률용어 심문(審問)과 신문(訊問) 해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2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검사징계법상 징계혐의자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위원회는 증인을 채택해 ‘심문’할 수 있다”며 “이때 증인 ‘심문’은 형사소송절차 등에서의 증인 ‘신문’과 달리 위원회가 증인에게 질문하고 답변하는 절차임이 법률 규정 및 해석상 명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구속 전 영장 ‘심문’ 절차에 비춰 보면 이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징계법 제13조에 따르면 위원회는 직권으로 또는 징계혐의자나 특별변호인 청구로 증거를 조사하거나 증인을 ‘심문’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보통 신문(訊問)은 법정에서 이뤄지는 피고인과 증인에 대한 질문과 답변으로, 변호인도 이들에게 질문할 수 있다. 반면 심문(審問)은 일반적으로 재판장이 선고 등 결론을 내리기 전 직권으로 증인 등에게 질문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15일 2차 징계위에서 윤석열 총장 측 변호인, 증인 8명에 질문 못 할 수도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주장대로 운영된다면 증인에 대한 ‘심문’은 판사 역할을 하는 징계위원만 할 수 있다. 현재 4명의 징계위원은 모두 추 장관이 위촉하거나 추 장관과 가까운 인사들이다. 결국 추 장관 측 입장에서만 증인에 대한 질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10일 첫 징계위에서 증인 8명이 채택됐다. 8명은 윤 총장 측 4명, 추 장관 측 4명으로 갈라진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과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전 법무부 감찰담당관 소속 검사)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의 부당성과 관련한 폭로를 할 수 있지만, 추 장관 측으로 꾸려진 징계위원이 아예 질문하지 않거나 중간에서 말을 끊을 수도 있다.  

15일 열릴 ‘2차 징계위’에 참석할 증인 8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5일 열릴 ‘2차 징계위’에 참석할 증인 8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에 대해 윤 총장 측은 법률용어는 ‘심문(審問)’과 ‘신문(訊問)’을 혼용하고 있지만, 민주적인 절차가 강조됨에 따라 점차 변호인이 당사자에게 질문하고 이를 확인하는 절차가 보장되고 있어 실제로는 둘 사이 구분이 없이 쓰인다는 입장이다. 

 
윤 총장 측 특별변호인은 “증인 신청권은 증거제출권의 일부이고, 증인 신청자가 증인의 증언을 통해 증거를 제출하려는 것”이라며 “증인 신청자가 신청 증인에 대한 질문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증거조사방법으로서 신문과 심문의 용어사용은 현재는 차이가 없으며, 심문이라는 용어가 당사자의 질문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법관징계법에서도 심문(審問) 용어 사용되고 있지만 당사자 질문권이 인정 

윤 총장 측은 그러면서 법관징계법에도 해당 용어가 혼용돼 사용되는 점을 강조했다. 법관징계법 제12조에서 피청구자에게 징계 원인 등을 묻는 절차에 대해서는 심문(審問)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증인에 대해서는 제16조에서 신문(訊問)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괄호 안에 한자로도 표기돼 있다. 

 
윤 총장 측은 “법관징계법에서 심문과 신문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어도 모두 당사자 질문권이 인정되고 있다”며 “검사징계법상 심문이라는 용어 때문에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법관징계법과 검사징계법이 상호 유사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검사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지난 10일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종료 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지난 10일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종료 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형사법 전문가는 “단어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징계 당위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실체 진실에 대한 접근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상호교차 질문을 허용하는 방식의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도 전날 “필요할 경우 변호인의 보충 질문 요청을 되도록 수용하는 방법으로 징계 혐의자의 방어권이 보장되도록 심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