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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혜민스님만 풀소유? 종교인 상위10% 연봉 5255만원

중앙일보 2020.12.13 08:00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대표(오른쪽 두번째) 등이 2018년 3월 종교인들이 과세에서 특혜를 얻고 있다며 소득세법을 대상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집회를 열었다. 가운데 도정 스님이 서 있다. 연합뉴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대표(오른쪽 두번째) 등이 2018년 3월 종교인들이 과세에서 특혜를 얻고 있다며 소득세법을 대상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집회를 열었다. 가운데 도정 스님이 서 있다. 연합뉴스.

[그래픽텔링]국세청이 최초로 파악한 종교인 소득은? 

남산타워가 보이는 서울 삼청동 자택을 방송에서 공개했다가 '풀(full) 소유' 논란을 빚은 혜민스님. 무소유 실천을 강조하는 조계종 승려로서 적절치 않다는 비판에 결국 "삶을 크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종교인은 얼마나 벌길래 일반인은 소유하기 힘든 부동산을 가질 수 있었을까. 
 
국세청이 사상 처음 파악한 종교인 소득 자료를 보면 그 답이 나와 있다. 국세청은 종교관련종사자의 지난해 귀속 소득분부터 행정·사무 등을 보는 종교기관 종사원을 분리해, 승려·목사·신부 등 순수 종교인의 소득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상위 10% 종교인 연봉은? 

종교인 상위 10% 소득, 직장 규모로 따지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종교인 상위 10% 소득, 직장 규모로 따지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1일 본지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국세청의 종교인 과세 자료에 따르면 종교인 중 소득 상위 10%의 1인당 연평균 총급여액(2019년 귀속분)은 5255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종업원 300인 이상 499인 미만인 대기업 노동자 1인당 연평균 총급여액(5304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종업원 100명 이상 299명 미만 중견기업 노동자 연봉(4628만원)은 종교인 상위 10% 소득보다 적었다.
 
상위 10% 종교인은 소득 계층별로 따지면, 중산층 수준이다. 노동자 소득 수준을 5단계로 구분하면, 상위 20%인 5분위 계층 노동자의 1인당 연평균 총급여는 8665만원이다. 그 아래인 4분위(상위 20~40%) 계층은 4652만원이다. 상위 10% 종교인은 이들 4분위와 5분위 사이에 위치한다. 
 
성직자는 개인 재산을 갖지 않는다는 사회 통념과 달리, 일부 부유층 종교인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로 대출받아 부동산을 살 수 있을 만큼의 소득을 올렸다.
종교인 상위 10% 소득, 노동자 소득 계층으로 따지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종교인 상위 10% 소득, 노동자 소득 계층으로 따지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부동산 임대, 금융투자 소득도? 

종교인 중에선 부동산 임대나 금융투자 소득이 있는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 전체 종교인 중 임대·투자·강연 등 종교 활동 이외에서 돈을 벌어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사람은 4500명이었다. 이들의 1인당 연평균 총급여액은 2582만원이었다. 
 
'풀 소유' 종교인도 있지만, 전반적인 종교인의 소득 수준은 1분위(하위 20%) 노동자 연봉(1926만원)보다 적다. 따로 번 돈 없이 순수하게 성당·절·교회 등 종교기관에서 받은 소득을 신고한 9만200여명의 1인당 연평균 총급여액은 1854만원에 불과하다.
종교인 소득, 얼마나 될까?.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종교인 소득, 얼마나 될까?.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종교인 세수 139억…"성실납세 넓혀야" 

베일에 싸여있던 종교인 소득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2018년 이후부터다. 그 이전에는 천주교와 불교 일부 종파(조계종), 개신교 일부만 스스로 세금을 냈다. 상당수 종교인이 신을 위해 봉사하는 일을 '근로'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근로소득세를 낼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과세 방침은 수차례 연기됐다. 
 
기획재정부가 2018년부터 종교인 과세 방침을 유예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과세가 본격화했다. 국세청이 올해 종교인으로부터 걷은 세수는 139억원이다. 다만, 국세청은 천주교·불교·개신교를 나눠 소득을 파악하진 않기 때문에 종교별 소득 수준과 납세액은 알 수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교인이 내는 헌금은 일종의 '기부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종교기관도 공익법인 수준의 회계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더 많은 종교인이 과세 체계에 들어와야 저소득 종교인에 대한 정부의 생계 지원도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감염병 사태가 발생하면 예배·집회를 열지 못해 생계 곤란을 겪는 종교인이 생길 수 있다"며 "종교인 대부분은 저소득층으로, 소득 파악을 해야 이들도 정부의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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