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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집 소유하지 않아도 임대로도 충분하게 해야"

중앙일보 2020.12.11 15:03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김현미 현 국토교통부 장관과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나란히 섰다. 이날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주택 100만호 준공 기념식에서다.

“2022년 공공임대 200만호, 2025년까지 240만호 달성”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LH사장과 함께 살고 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현직인 김 장관이 뒷줄에 섰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LH사장과 함께 살고 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현직인 김 장관이 뒷줄에 섰다. 김성룡 기자

 
행사에 LH 사장 자격으로 참석한 변 후보자는 문 대통령과 김 장관을 상대로 임대주택단지의 개요를 직접 설명했다. 변 후보자는 “동탄 지구는 1060만평으로 2200만평인 세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단지”라며 “LH로서도 그렇고 국토부에서도 가장 좀 상징적이고 경부고속도로를 지나가기 때문에 항상 모든 국민들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서 항시 지켜보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임대료가) 민간 아파트와 비교하면 (얼마나 되느냐)”이라고 질문하자 변 후보자는 즉각 “65% 정도 수준”이라고 답했다. 시설을 둘러본 문 대통령은 재차 “입주자가 공유할 수 있는 생활공간이 많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커뮤니티를 만들면 시설도 기존 임대아파트보다 발전했고, 입주자 생활 자체가 차원이 높아지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곳에 중형 평수까지 포함하면 중산층들이 충분히 살만한, 누구나 살고 싶은 임대아파트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며 “역점을 많이 두셔야겠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이에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지난 4일 김현미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변 후보자는 아직 정식 임명된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이날 문 대통령과 김 장관을 대상으로 한 현장 브리핑은 사실상 장관의 역할에 가까웠다.
 
임대 아파트 로비에서 시작된 변 후보자의 브리핑은 2개 아파트 실내를 소개하는 과정으로 계속 이어졌다. 현장을 둘러본 문 대통령은 변 후보자의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중간중간 “정말 신혼부부 중에 선호하는 사람이 많겠다”, “여러 가지 공간배치가 진짜 아늑하다”는 등의 말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그런 뒤 변 후보자를 바라보며 “굳이 자기 집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임대주택으로도 충분히 좋은 주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랄까 그런 걸 잘 만들어야 할 것 같다”며 “기본은 돼 있으니 양을 늘리고 질도 높이고 두 가지를 다 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임 장관에 대한 업무지시에 가까운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살고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왼쪽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살고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왼쪽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성룡 기자

 
현장 시설점검에 이은 임대주택 보고회에는 변 후보자 대신 현직인 김 장관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의 기본적인 주거복지를 실현하는 주거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공공임대주택을 충분하게 공급하겠다. 2022년 공공임대주택 200만호 시대를 열 것이며, 2025년까지 240만호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누구나 살고 싶은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공공임대주택 입주 요건을 중산층까지 확대하고, 2025년까지 중형 임대주택 6만3천호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임대주택의 다양한 공급 확대로 누구나 집을 소유하지 않고도 충분한 주거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역세권에 높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해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구상을 강조해온 변 후보자의 구상과 일치한다. 변 후보자는 건물은 입주자가 소유하고 토지는 국가가 소유하는 방식의 토지임대부 장기 임대주택 계획을 추진해왔다. 지난 9일 국회에서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매각할 때 공공기관에 되팔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이날 문 대통령 언급한 ‘질 좋은 임대주택’의 모델과 일맥상통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와의 비공개 환담 때도 “신임 장관 후보자가 구상하고 있는 공급 방안을 기재부도 함께 충분히 협의하는 등의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라며 사실상 변 후보자의 주택정책을 전 경제부처 차원에서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변 후보자는 아직 국회의 인사청문회조차 거치지 않은 장관 후보자 신분이다. 국민의힘은 변 후보자가 LH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점을 근거로 집값 폭등 책임론을 제기할 계획이다. 또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매입과 재산 신고 과정에서 나오는 의혹 등도 검증 대상으로 꼽고 있다. 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23일로 예정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오른쪽, 현 LH 사장)와 함께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현장 브리핑은 아직 공식 임명되지 않은 변 후보자가 맡았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오른쪽, 현 LH 사장)와 함께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현장 브리핑은 아직 공식 임명되지 않은 변 후보자가 맡았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야당이 변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재송부 요청을 통해 그를 임명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23명의 장관급 인사를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해왔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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