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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기피신청 기각 의결뒤 빠졌다…尹측 "징계절차 농단"

중앙일보 2020.12.10 18:15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사진은 지난해 12월 9일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에서 당시 심재철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 대변인이 첫 출근하는 추미애 후보자를 안내하는 모습.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사진은 지난해 12월 9일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에서 당시 심재철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 대변인이 첫 출근하는 추미애 후보자를 안내하는 모습. 뉴스1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10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위원회에서 빠지기 전 정한중·안진·이용구 징계위원 기피 신청에 대한 기각 의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심 국장이 징계위 개최 전이 아닌 중간에 빠진 이유가 기피 의결에 대한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징계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윤 총장 측의 징계위원 4명의 기피 신청을 논의한 뒤, 1시간 30분여 만에 모두 기각하기로 결정했다. 기피 대상자는 심 국장과 이용구 법무부 차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위원장 직무대리)와 안진 전남대 로스쿨 교수다. 법무부는 알림을 통해 “위원회는 위원 3명에 대한 기피 신청을 기각했고, 위원 1명(심 국장)은 스스로 회피했다”고 밝혔다.
 
윤 총장 측에 따르면 심 국장은 나머지 3명에 대한 기피 신청 의결을 한 뒤 마지막으로 징계위 회피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법조계는 기피신청에 대한 기각 의결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정족수 4명이 필요한데 심 국장이 처음부터 회피했다면 이를 채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이다. 징계위 5명 중 기피 대상자와 심 국장을 빼면 징계위 과반에 못 미치는 3명만 의결에 참여하게 된다. 이 경우 의결 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다. 윤 총장 측 역시 심 국장이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징계위에 참여해 기피 신청을 기각하는 역할을 하고 회피했다고 주장한다.
 
윤 총장 측은 “심 국장이 회피한 것은 스스로 기피 사유가 있음을 인정한 것인데, 타인의 기피 신청 기각에 모두 관여해 기각하고 마지막에 회피한 것은 절차를 농단하는 것”이라며 “만약 심 국장이 초기에 회피했거나 3명 의결 전에 기피 결정을 내렸다면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 역시 “징계위원이 자의적으로 회피 범위와 시점을 정하면 회피 자체가 이행되지 않은 효과가 있다”며 “기피 사유가 있다고 사료되면 위원 본인이 즉시 회피 해야 했다”고 말했다.
 
윤 총장 측은 공통 기피 사유 심사를 할 때는 그 사유에 해당하는 위원 전원을 배제하고 의결해야 하는데 징계위가 그렇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셀프 판단'을 내리면 위법이라는 취지다. 윤 총장 측은 이날 징계위원 4명에 대한 기피 신청 공통 사유로 ‘불공정 우려’를 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징계위는 기피 대상 위원들을 모두 다른 위원들에 대한 기피 결정에 참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징계위는 기피신청 사유를 구체적으로 심리하지 않은 채 ‘기피권 남용’이라며 기각했다.
 
윤 총장 측은 징계위 결정에 "모든(위원 4명) 기피신청을 한 번에 몰아서 했는데 기피신청권을 남용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며 "보통 반복적으로 유사 사유를 표현만 바꿔 기피신청하는 경우 기피권 남용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강광우·정유진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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