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남국 "남성혐오 이용" 정의당 "뭐가 문젠지 모르고 바르르"

중앙일보 2020.12.10 18:12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전화 갑질’을 둘러싼 김 의원과 정의당이 공방이 사흘째 격화하고 있다. 김 의원의 항의 전화가 '협박'이자 '폭력'이라는 정의당의 주장에 김 의원은 오히려 자신이 '왜곡'의 피해자라고 맞서고 있다.
 
‘전화 갑질’을 알린 정의당 논평이 나온 9일 즉각 반박했던 김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차 글을 올려 정의당을 비판했다. 그는 “정의당이 남성 혐오를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며 “정의당의 논평이야말로 타인에게 공포감을 주는 협박이자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정의당의 이정미 전 대표가 나섰다. 그는 “(김 의원이) 매우 영리하게도 젠더 문제를 자기 방어수단으로 삼았다”며 “김 의원의 행태는 전형적인 갑질이다”라고 밝혔다.
 
양측이 설전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인 '갑질'과 '젠더'가 함께 등장한 것이다. 
 

'갑질' '젠더' 등장한 정의당-김남국 설전 

발단은 8일 국회에서 열린 낙태죄 개정안 공청회였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 법안에 대해) 남성들의 평가, 낙태죄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느냐“
 
정의당은 이 질문을 문제 삼았다. 같은 날 조혜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여성들의 반대의견은 잘 알겠으나 남성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등 어이없는 말들을 일삼고 여성들의 삶을 짓밟았던 공청회에서의 망언들을 굳이 다시 언급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김 의원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해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 뉴스1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 뉴스1

이 논평에 김 의원이 항의한 사실은 9일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알려졌다. 정 수석대변인은 “김남국 의원이 우리당 조혜민 대변인에게 법사위 낙태죄 공청회 관련 브리핑 내용에 대해 항의 전화를 했다”면서 김 의원의 전화가 부당하고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의원은 조치를 하지 않으면 정의당이 하는 건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 했다고 한다”며 “법안을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고자 인질 삼아 압력을 행사했다니, 집권여당 국회의원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명백한 갑질이자 협박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폭력”이라고 맹비판했다.
 
또 김 의원이 항의한 논평을 발표한 조혜민 대변인이 30대 여성, 원외대변인이라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나이 어린 여성이라고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여기는 것인지 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이 이른바 전형적인 ‘꼰대’의 행태를 보였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은 것이다.
 
김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자신이 ‘피해자’라면서 정의당의 주장을 ‘매도’라고 규정했다. “피해자의 사과 요구를 ‘갑질 폭력’으로 매도하다니, 정의당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망가진 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발언을 정의당이 왜곡했다며 “정의당은 낙태죄와 관련해 남성의 책임은 일절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남성의 의견을 묻지도 못하게 하는 것, 이것이 곧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 연합뉴스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 연합뉴스

 

김남국 "정의당 논평이 협박·갑질" 

김 의원은 이튿날인 10일 재차 정의당에 반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남성은 낙태죄에 대해서 질문이나 의견도 가질 수도 없다는 식의 정의당 논평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의당이 ‘남성 혐오’를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든 문제를 남녀갈등의 시각에서 남자와 여자를 분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자신의 항의 전화를 ‘꼰대의 행태’로 본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정의당이 다음날 논평에서 30대 어린 여성 대변인‘을 강조하는 게 불편하다”며 “정의당의 무서운 논리라면 저는 남성이라 불편함을 느껴선 안 되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고 맞받았다. 이어 “정의당이 대화의 상대가 여성의 어린 대변인이란 이야기는 도대체 왜 하는 거냐”며 “우리 사회에서 30대가 어린 사람이냐. 여성한테는 항의 전화 못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남성도 공포감을 느낀다”며 “정의당의 논평이야말로 타인에게 공포감을 주는 협박이고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그러자 이번엔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가 나섰다. 김 의원의 반박에 대해 “젠더 이슈를 보호막으로 삼았다”고 지적하면서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우 영리하게도 젠더 문제를 자기방어 수단으로 삼았다”며 “젠더 이슈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지지자들을 보호막으로 삼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정미 "김남국, 젠더 이슈를 방어막 삼아"

이어 그는 “문제가 생겼는데 도저히 그게 뭐가 문제인지 모를 때가 있다”며 “그럴 때 주로 별 실패 없이 살아온 경우들은 바로 바르르, 반응한다”고 김 의원의 반응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김 의원의 행태는 전형적인 갑질”이라며 “게다가 여의도 안에서 이런 식의 대응과 반응은 본 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조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갑질 발언은 언급하지 않았는데, 본인이 하신 말이니 아니라고 부정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공청회는 의원들이 공부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고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지 논의하는 자리”라며 “그런 방식의 질문이 어떤 프레임을 갖고 올지 고민하지 않은 자체가 자질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