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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野비토권 뺀 건 언급없이 "野가 공수처 적극적이었어야"

중앙일보 2020.12.10 17:20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개정안이 통과하자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임명, 청문회 등 나머지 절차를 신속하고 차질없이 진행해서 2021년 새해 벽두에는 공수처가 정식으로 출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권력기관 개혁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과거의 검찰은 잘못을 스스로 고쳐내지 못했기 때문에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매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공수처법이 처리된 뒤에는 강민석 대변인을 통해 "새해 벽두 공수처가 정식 출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권력기관 개혁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과거의 검찰은 잘못을 스스로 고쳐내지 못했기 때문에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매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공수처법이 처리된 뒤에는 강민석 대변인을 통해 "새해 벽두 공수처가 정식 출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기약 없이 공수처 출범이 미뤄져 안타까웠는데 법안 개정으로 신속한 출범의 길이 열려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은 공수처법 통과 1시간만에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공수처 설치는 대통령과 특수관계자를 비롯한 권력형 비리의 성역 없는 수사와 사정, 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 그리고 부패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오랜 숙원이며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보장하기로 했던 '야당 비토권'이 빠진 점과 개정안을 두고 벌인 여야의 극한 대립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공수처 설치 이유와 기능을 생각한다며 원래 야당이 적극적이고 여당이 소극적이어야 하는데 논의가 이상하게 흘러왔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여당의 일방적 개정안 처리와 관련 “청와대의 입장은 문 대통령의 말에 충분히 담겨 있다고 본다”며 “어쨌든 절차를 거쳐 국회에서 개정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전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한 것에 대해 “아무리 이해심을 갖고 보려고 해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로는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정무라인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0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참석하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언성을 높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0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참석하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언성을 높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주 원내대표는 9일 당 의원총회에서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국정을 이끌어가는 건지, 도대체 이 나라를 어떻게 할 건지, 이런 민주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행태가 (문 대통령) 본인의 뜻인지 만나서 따져 묻겠다”며 “면담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이 사태를 유발한 원인이자 최고 책임자는 문 대통령”이라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면담 요구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사전 조율도 없었다”며 “일방적으로 언론을 통해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면담을 요구하고 문자메시지로 날짜까지 정해서 답을 달라고 통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정당 간에 풀어야 할 일에 무리하게 대통령을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 원내대표는 7월과 10월 청와대로 두 번의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말이 질의서이지 규탄성명이나 다름없었다”며 “한마디로 질의서 정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얼마 전 국민의힘은 초선 의원들까지 사전 예고 없이 청와대로 몰려와서 정무수석 면담과 대통령에게 질의서 전달을 요구하며 청와대 분수대 앞을 정쟁의 무대로 만들고 돌아갔다”며 “질의나 면담요구 형식으로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정치 공세를 펴는 방식을 초선 의원부터 원내대표까지 네 번째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이날 열린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논의에 대해서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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