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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상장 첫날 잭팟···'미국판 배민' 손정의가 웃는 까닭

중앙일보 2020.12.10 17:04
9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를 한 도어대시의 상승 곡선. AF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를 한 도어대시의 상승 곡선. AFP=연합뉴스

연말 미국 증시에 기업공개(IPO) 잔치판이 벌어졌다. 미국의 음식 배달 스타트업 도어대시(DoorDash)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9일(현지시간) 공모가 대비 85.79% 상승한 주당 189.51 달러(약 20만 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화룡점정은 10일 상장을 앞둔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가 찍을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는 9일 에어비앤비가 공모가를 당초 희망가격(주당 56~60달러)보다 높은 68달러로 책정했다고 보도했다. 계획대로 5100만주를 발행한다면 35억 달러(약 3조 8100억원)를 조달하게 된다. 뿐만 아니다. 올해 미국 최대 IPO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상장과 함께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는 473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판 배민’ 중국이 만들고 일본이 웃는다?  

 
'미국판 배달의 민족'인 도어대시는 중국 난징(南京)에서 태어나 미국 스탠퍼드대학원을 다닌 토니 슈(35)가 동급생 스탠리 탕, 앤디 팡, 에반 무어와 손잡고 2013년 창업했다. 무어를 제외하곤 중국계의 손에서 탄생한 셈이다. 땅덩이가 크고 관련 인프라가 덜 갖춰진 탓에 배달 음식 문화가 생소했던 미국에서 조금씩 뿌리를 내렸다.  
도어대시 상장의 순간. 코로나19로 언택트로 진행됐다. EPA=연합뉴스

도어대시 상장의 순간. 코로나19로 언택트로 진행됐다. EPA=연합뉴스

현지 음식 배달 문화의 기수로 자리 잡으며 지난 2분기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속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팬데믹 수혜 기업'으로도 분류된다. 
 
최고경영자(CEO)인 토니 슈는 IPO 직후 “새로운 장을 여는 순간”이라며 “회사를 위해 지치지 않고 함께 해준 모든 임직원과 관계사 여러분께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적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오종택 기자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오종택 기자

도어대시의 화려한 증시 데뷔에 웃고 있는 인물은 또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孫政義ㆍ마사요시 손) 회장이다. 손 회장은 팬데믹 이전인 2018년부터 도어대시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6억8000만 달러를 투자해 도어대시의 대주주가 됐다. 이번 IPO로 손 회장은 투자액의 약 17배에 달하는 115억 달러의 주식을 손에 쥐었다.  
 

팬데믹 터널의 끝? 에어비앤비 IPO에 쏠린 눈

 
상장 잔치를 이어갈 다음 주자는 에어비앤비다. 코로나19의 치명타를 입은 에어비앤비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했다. 지난 5월엔 직원의 25%를 해고하는 초강수를 뒀다. 당시 브라이언 체스키 CEO는 해고 통보 e메일에서 “우리는 지금 가장 끔찍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적었다.  
 
최악의 2분기를 지난 뒤 볕이 들기 시작했다. 지난 3분기(7~9월)에 에어비앤비는 2억 19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구조조정에 이어 사업 패턴을 혁신한 덕분이다.  
에어비앤비는 코로나19로 치명타를 입었지만 가까스로 흑자로 전환했고, 10일 IPO로 추가 현금을 조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어비앤비는 코로나19로 치명타를 입었지만 가까스로 흑자로 전환했고, 10일 IPO로 추가 현금을 조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어비앤비는 관광객들의 숙박에 집중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코로나19를 오히려 활용하는 전략을 짰다. 미국인들이 경제봉쇄 과정에서 도심을 벗어나 지방에서 현지 집을 통째로 빌려 피난처를 찾는 경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 전략이 시장에서 먹히며 실제로 외곽 지역에서 단기 임대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이 늘었고, 지난해에 이어 올 2월까지 이어진 적자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어 10일 IPO로 35억 달러 현금을 수혈하면서 2021년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해외에서 시작되면서 팬데믹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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