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돈이 전부 아니었다, 코로나 백신 개발 1/10로 단축시킨 비결

중앙일보 2020.12.10 05:00
8일 영국 브리스톨 사우스 미드 병원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는 98세 핸리 보크스씨. [AP=연합뉴스]

8일 영국 브리스톨 사우스 미드 병원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는 98세 핸리 보크스씨. [AP=연합뉴스]

 
일반적으로 백신 하나를 개발하는 데는 10년가량의 세월이 걸린다. 하지만 영국에서 접종을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은 발병 후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세상에 나왔다.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을까.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1등 공신'으로 사상 유례없는 막대한 자금 투입을 꼽았다. 
  
실제 미국 등 서방 국가는 올 초부터 백신을 선구매하는 방식 등으로 백신 개발에 일찌감치 돈을 쏟아부었다. 미국 정부는 초고속 백신개발 프로그램인 '워프스피드' 작전을 통해 모더나·존슨앤드존슨즈·아스트라제네카 등에 수조 원대를 지원했다.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독일 정부로부터 수천억 원대의 지원금을 받았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스티븐 에번스 교수는 "정부의 백신 선 구매 조치가 개인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백신 접종을 하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민간 부문에서는 빌 게이츠 부부가 세운 빌&멀린다 재단이 자금 투입을 주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빌&멀린다 재단이 이제까지 백신에 쏟아부은 돈은 160억 달러(17조3600억원)에 육박한다. 국내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도 빌&멀린다 재단 등이 참여한 국제기구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의 지원 대상이었다.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이미 축적돼 있었던 것도 개발 속도를 당긴 요인이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 사용된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역시 개발된 지 20년이 흘러 빠르게 활용할 수 있었다. 전통적으로 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약화하는 방식으로 수년에 걸쳐 개발하는데 mRNA 방식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성해 면역 반응을 유발한다. 
 
중국 과학자들이 코로나19 유전자 서열을 공유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으는데 소셜미디어(SNS)가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도 있다. 브리스톨대학 백신 전문가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연구원인 애덤 핀 교수는 "일반적으로 임상 시험 참가자를 모집하는데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리지만 이번에는 SNS를 통해 시험 참가자를 모집해 일이 훨씬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각국이 심사와 승인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한 것도 배경이다. 결국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동시에 강타한 상황에서 정부와 대중 모두 백신에 대한 욕구와 절실함이 컸던 게 빠른 개발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