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도권 첫 500명대, 거리두기 2주새 세번 격상도 안 먹혀

중앙일보 2020.12.10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86명으로 늘어 2월 말 이후 하루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이 늘었다. 이날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음압 격리병동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86명으로 늘어 2월 말 이후 하루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이 늘었다. 이날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음압 격리병동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차 대유행 당시인 지난 2월 29일(909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연일 높이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전국 686명 확진, 2월 이후 최다
신규 5명 중 1명꼴 감염경로 몰라
“겨울철 앞두고 방역단계 완화 탓
신천지발 1차 대유행 때보다 심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86명이다. 3월 2일(686명)과 같은 수치로 역대 두 번째다. 특히 686명 중 수도권에서 524명(76%)이 나와 첫 500명대를 기록했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14일(205명) 이후 200명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정부 자체적으로 이대로면 이번 주말~다음주 초 1000명대를 찍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상태다.

관련기사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총체적 위기 국면이자 수도권은 이미 코로나19 전시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3차 대유행의 파도가 지난 2~3월 대구·경북, 신천지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1차 대유행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가 20.7%(8일 기준)로 급등했다는 점이다. 신규 환자 5명 중 1명꼴로 감염 경로를 모른다는 것은 역학조사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접촉자 관리도 제대로 안된다는 의미다.
 
1, 2차 유행 당시 먹혔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번에는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난달 19일 1.5단계로 올렸고, 24일 2단계, 12월 8일부터 2.5단계로 격상했다. 약 2주 사이에 세 차례 격상했다. 거리두기 효과는 통상 1~2주 뒤 나타났다. 하지만 2단계로 올린 지 2주가 지났지만 코로나19는 확산일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부가 겨울철을 앞두고 거리두기 등 방역대책을 다잡아야 했는데 실기(失期)했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8~9월 때처럼 거리두기를 올리면 코로나19가 잡힐거라 생각했지만, 당시는 늦여름이고 지금은 겨울철”이라며 “바이러스는 겨울철 낮은 온도에서 1주일 이상 생존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9월 말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자 10월 들어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1단계로 낮췄다. 당시 거리두기 기준상 2주간 일평균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가 50명 아래로 떨어져야 1단계로 내릴 수 있었지만, 50명 이상 나오는 상황에서 단계를 하향했다. 경제활동 위축과 국민의 방역 피로감이 이유였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가을·겨울철 신규 환자가 늘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10월 중순 각종 할인쿠폰도 풀었다.
 
김우주 교수는 “11월 들어 거리두기를 기존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했는데, 이 역시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교수는 “환자 증가 초기에 거리두기 2.5단계나 3단계로 바로 올렸어야 하는데 단계별로 올리면서 시간이 지나버린게 문제”라며 “백신 계획마저 늦어지면서 백신 없는 겨울을 나야하는 현 상황이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의 경우 청장년층과 직장인이 편리하게 검사받을 수 있도록 보건소와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을 주중에는 오후 9시까지, 토요일과 공휴일은 오후 6시까지 연장운영한다. 검사를 적극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에스더·백민정 기자 etoile@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