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승훈 콘서트장 찾는 한류팬" 주한 日대사에 아이보시 고이치

중앙일보 2020.12.09 16:27
주미 대사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진 도미타 고지(富田浩司) 주한 일본 대사 후임으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ㆍ61) 주이스라엘 대사가 내정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日, 도미타 대사 후임에 아이보시 내정
두차례 한국 근무, 한류 즐기는 '한국통'
NHK, "경색된 한·일관계 실마리 모색할 듯"

차기 주한 일본 대사로 내정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61) 주 이스라엘 대사. [연합뉴스]

차기 주한 일본 대사로 내정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61) 주 이스라엘 대사. [연합뉴스]

NHK 방송은 이날 일본 정부가 아이보시 이스라엘 주재 대사를 한국 대사로 기용할 방침이라며 "태평양 전쟁 중 징용을 둘러싼 문제와 위안부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한국 주재 경험이 풍부한 아이보시를 기용해 상황 타개를 위한 실마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이보시 대사는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출신으로, 도쿄대 교양학부를 졸업하고 1983년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프랑스어권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다 1999년 3월에서 2001년 4월까지 1등 서기관, 참사관으로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근무했다.
 
이어 2006년 8월 공사로 다시 한국에 부임해 2008년 9월까지 근무했다. 두 차례에 걸쳐 약 4년 2개월간 한국 생활을 한 것이다. 이후 2017년 외무성 영사국장을 거쳐 2018년 7월부터는 주이스라엘 대사로 일해 왔다.
 
한국 근무는 비교적 늦게 시작했지만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과 교류하며 깊은 인맥을 쌓은 '한국통'으로 꼽힌다. 특히 가수 신승훈의 콘서트를 직접 찾는 등 한류 문화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한국 근무 당시에는 주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홈페이지에 올린 '슬픈 한국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자신의 한국어 학습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이 글에서 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말이 통하지 않아 겪은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노래를 한 곡 외우면 그만큼 한국어가 향상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노래 가사를 사전으로 찾아보곤 했다"고 썼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가서는 일본 내 '한류 붐'에 힘입어 자연스레 한국 문화를 즐기게 됐다고 밝혔다. "해외 출장 때 비행기 안에서 한국 영화를 보고 출장지에서도 현지의 한국요리점을 꼭 들렀다"면서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나리타공항에서 바로 신승훈 콘서트장에 가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아이보시 대사에 대해 "외교관 생활은 유럽 쪽에서 시작했지만, 한국 근무 중 남북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슈들을 담당했고 한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도 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주일 한국 대사로 내정된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주일 한국 대사로 내정된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일본의 이번 결정으로 비슷한 시기에 한·일 양국 대사가 동시에 교체될 전망이다. 일본은 현재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상대국 사전 동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본 외무성도 한국 외교부에 아이보시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10월 한국에 부임한 도미타 대사는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현 주미 일본 대사의 후임으로 내정됐다. 트럼프 행정부를 담당했던 스기야마 대사를 바이든 행정부와 가까운 도미타 대사로 교체하기 위해 부임 1년여만에 한국대사 교체 수요가 생긴 것이다.
 
도미타 대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부통령이었던 기간 중인 2009년부터 6년간 북미국 참사관, 주미공사, 외무성 북미국장 등을 역임해 일본 외교가에서는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히고 있다. NHK는 "도미타 대사는 미·일 우호관계의 유지·강화를 위해 미국의 새 정부와 관계를 구축하는 일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이유정 기자 misquick@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