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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데이’ 생방송서 울컥한 英 보건장관…"많은 국민에 힘든 한 해였다"

중앙일보 2020.12.09 13:55
맷 핸콕 영국 보건부 장관이 8일 생방송에서 영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에 대해 이야기하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맷 핸콕 영국 보건부 장관이 8일 생방송에서 영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에 대해 이야기하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유튜브 캡처]

8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일반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맷 핸콕 영국 보건부 장관이 생방송 중 울컥하며 눈물을 훔쳤다. 
  

"눈물이 안 보여"… '연출' 논란도
접종자들 각종 사연에 화제도 만발
두번째 접종자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99세 참전용사도 "V 데이 전투 동참"

핸콕 장관은 이날 ITV 프로그램 굿모닝 브리튼에 출연해 영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관해 이야기했다. TV 화면에는 81세 남성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영국에서 두 번째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는 소식이 나가고 있었다. 핸콕 장관은 이 장면을 보다 감정이 북받친 듯 고개를 떨구고 손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였다.   
 
이 모습을 본 프로그램 진행자 피어스 모건은 놀라면서 "감격스럽나 보군요"라고 물었다. 이에 핸콕 장관은 "너무 많은 사람에게 힘든 한 해였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두 번째 접종자)가 모든 사람에게 '우리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아주 간단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답했다.    
8일 영국의 한 82세 노인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뒤 받은 백신 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8일 영국의 한 82세 노인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뒤 받은 백신 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면서도 핸콕 장관은 "아직 몇 달은 더 있어야 한다. 나는 당장 코로나바이러스를 사라지게 할 수 없다는 걱정을 여전히 한다. 수백만 명이 백신을 더 맞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방역 지침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핸콕 장관의 눈물은 예상치 못한 논란을 낳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소셜미디어(SNS)상에는 "아무도 당신이 연기하는 악어의 눈물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는 TV에서 우는 척할 때 황금 비율을 잊었다. 적어도 한 번쯤은 눈에서 알아볼 수 있는 눈물이 나와야 한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또 코로나 대유행 기간 방역수장으로서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국시간 9일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5만4881명, 누적 사망자는 6만2130명에 달한다. 
 
메트로는 바디랭귀지 전문가에게 핸콕 장관이 정말 눈물을 흘리는지 영상 분석을 의뢰하기도 했다. 이 전문가는 "핸콕 장관에게선 보통 눈물을 흘릴 때 나타나는 눈에서 눈물이 흐르거나 얼굴을 찡그리는 등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81)가 8일 영국 코벤트리 병원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윌리엄 셰익스피어(81)가 8일 영국 코벤트리 병원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편 영국에서 두 번째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남성으로는 첫 번째)의 이름이 윌리엄 셰익스피어란 사실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이 전했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이름이 같기 때문이다.  
 
SNS상에는 "그들은(정부는) 정말로 노인을 우선시하고 있다. 이 남성은 456세다"는 글도 올라왔다. 또 셰익스피어의 작품 『베로나의 두 신사』를 '코로나의 두 신사'식으로 패러디한 글들도 잇따르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첫날 백신 접종자 중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최전방에 있었던 참전용사 마이클 티브스(99)도 있었다. 아들과 함께 병원을 찾은 그는 "첫날 백신을 맞게 된 건 행운"이라면서 "많은 사람이 접종받길 바란다. 그것이 많은 이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일리메일은 '참전용사가 코로나19에 맞선 'V 데이' 전투에 동참했다"며 이 소식을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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