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 결국 전쟁가능 국가로 가나…"적 기지 공격용 순항미사일 개발”

중앙일보 2020.12.09 12:00
일본이 주변국 반발에도 불구하고 선제공격용으로 활용 가능한 순항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을 당했을 때만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현재 평화헌법의 ‘전수방위(戰守防衛)’ 원칙을 뒤집는 수순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전수방위 원칙 뒤집는 수순으로 해석
내년도 3500억원 관련 예산 반영 방침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8일 사이타마현 사야마에 있는 이루마 공군기지에서 항공자위대를 사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8일 사이타마현 사야마에 있는 이루마 공군기지에서 항공자위대를 사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9일 요미우리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가존 '12식지대함유도탄'을 장사정 순항미사일로 개량하기로 하고 관련 비용 335억엔(약 3488억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했다. 해당 계획이 다음 주 각의에서 의결되면 목표 시한을 5년 내로 두고 개발을 완료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백 수십㎞에 불과한 12식지대함유도탄의 사거리를 수백㎞로 늘리고 스텔스 성능도 부여한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를 “이른바 ‘스탠드 오프(stand offㆍ멀리 떨어진 장소에서의) 방위’ 구현”이라고 설명했다.
 
한발 더 나아가 일본 정부는 이 지대함 미사일을 함정이나 항공기로도 발사할 수 있고, 지상 목표도 타격할 수 있도록 개량할 방침이다. 이밖에 북한과 중국 등의 미사일 공격 능력 향상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F-15 전투기에 탑재되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JASSM'(사거리 900㎞) 도입도 추진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사실상 적 기지에 대한 선제공격 능력을 갖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정권 밖에서 적극적인 대응으로 적 미사일 기지를 미리 무력화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자민당 내에선 이미 '스탠드 오프'라는 용어가 적 기지 공격 능력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역시 이번 장사정 순항미사일 개량 작업을 놓고 "장래에는 적 미사일 기지 등의 공격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의 대응을 더 어렵게 해 억지력 강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8년 육상자위대 아사카 훈련장에서 욱일기를 들고 있는 자위대를 사열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8년 육상자위대 아사카 훈련장에서 욱일기를 들고 있는 자위대를 사열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자연히 평화헌법 위반 논란과 더불어 주변국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헌법은 9조 1항에 전쟁을 포기하고, 2항에 전력(군대)을 보유하지 말 것을 규정하고 있다.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선제공격 등 전쟁이나 장사정 순항미사일 발사와 같은 무력행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일본 정부도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적 기지 공격을 위한 장비 보유 방침을 올해까지 검토하겠다는 게 기존 정부 입장이었지만 내년 이후에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신형 순항미사일 개발은 미래의 정책 전환을 내다보고 능력을 강화해 놓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실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지난 4일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관련 질문에 “현시점에서 예단으로 답변하지 않겠다”고 답을 피했다. 퇴임 직전까지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주장해 한국 등 주변국은 물론 야당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선례를 염두에 뒀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