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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오로라 합종연횡, 현대차 모빌리티 셈법 복잡해졌다

중앙일보 2020.12.09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오로라의 자율주행시스템인 ‘오로라 드라이버’가 장착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가 시험 주행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오로라의 자율주행시스템인 ‘오로라 드라이버’가 장착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가 시험 주행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모색 중인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동안 투자해 온 업체들의 이합집산으로 ‘셈법’이 복잡해졌다. 투자자 유치와 인수·합병(M&A)이 일상인 스타트업 분야에서 합종연횡은 당연하지만, 대규모 연합(얼라이언스)에 참여하지 않는 현대차그룹으로선 최대한 실리를 챙겨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오로라, 우버 자율주행 부문 인수로
소프트뱅크·도요타도 주주로 참여
현대차, 오로라 기술 독점 힘들어져
도심항공·고성능전기차도 판세 요동

7일(현지시간) 미국 CNBC·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오로라가 우버의 자율주행차 사업부문인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그룹(ATG)’을 인수하기로 했다. 우버는 2015년 이후 ATG에 10억 달러(약 1조원)가 넘는 투자를 단행해 왔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으면서도 ATG만은 매각하지 않고 버텼다. 카 헤일링(차량 호출) 분야를 넘어 자율주행 택시인 ‘로보택시’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목표 때문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사업 분야를 매각하라는 주주들의 요구가 거셌다.
 
오로라는 2017년 설립된 자율주행 스타트업이다. 이 분야 ‘수퍼스타’로 불리는 이들이 함께해 주목을 받았다.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총책임자였던 크리스 엄슨, 테슬라의 ‘오토 파일럿’ 총괄이었던 스털링 앤더슨, 우버의 인식기술개발 담당이었던 드류 배그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우버·오로라

우버·오로라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오로라에 전략적 투자(액수는 미공개)를 하면서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협업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번 ATG 인수로 오로라의 이해 당사자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도요타가 보유한 ATG 지분은 오로라의 ATG 인수 이후 주식 교환 비율에 따라 오로라 지분으로 환산한다. 소프트뱅크와 도요타가 오로라의 주주로 참여하게 된 셈이다. 현대차 입장에선 오로라의 기술을 독점적으로 활용하기 힘들어진 셈이다.
 
우버의 사업 재편은 현대차가 공들이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의 지각 변동도 가져왔다. 이달 초 미국 언론들은 우버가 ‘에어 택시’ 사업 부문인 ‘우버 엘리베이트’를 전기 드론 전문기업인 ‘조비 에비에이션’에 매각한다고 보도했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 전시회(CES)에서 현대차는 우버 엘리베이트와 UAM 기체를 공동 개발하고, 에어 택시 분야에서 협업한다고 발표했다. ‘주인’이 바뀐 셈이어서 역시 셈법은 다소 복잡해졌다.
 
이런 이합집산은 고성능 전기차 분야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크로아티아의 전기 하이퍼카(초고성능 자동차) 스타트업 리막에 8000만 유로(약 105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현대·기아차를 합쳐 13.7%의 지분을 확보했는데, 리막에 관심을 보이는 회사가 현대차그룹뿐이 아니란 게 문제다.
 
폴크스바겐그룹은 현대차그룹의 투자 이후 추가 투자를 단행해 15.5%까지 지분을 늘렸다. 최근엔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하이퍼카 업체인 부가티를 리막에 매각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리막의 기술을 활용 중이다. 내년 출시하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신차에도 리막의 기술이 들어갔다.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 차두원 소장은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 차 분야에서 대규모 연합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숙제”라며 “투자를 한 기업들의 이해 당사자가 늘어날수록 실리를 챙길 수 있는 협상과 집중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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