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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관심 있는 법대생이 기계공학 수강할 수 있어야”

중앙일보 2020.12.09 00:03 종합 20면 지면보기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김수복 단국대 총장이 1일 오전 경기도 용인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장진영 기자

김수복 단국대 총장이 1일 오전 경기도 용인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장진영 기자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는 전통적인 대학 교육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김수복 단국대 총장 인터뷰
전공 벽 파괴, 적성 맞게 과정 선택
영웅학기제로 진로·공부·취업 지원

2%였던 온라인 강좌, 이젠 100%
코로나가 ‘디지털 르네상스’ 앞당겨

김수복(67) 단국대 총장은 ‘포스트 코로나’가 요구하는 교육 방식은 전통적인 지식 전수 체제를 깨트리는 데서 출발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종이와 칠판, 교수의 일방적 지식전달이라는 기존 교육방식은 다가올 새 시대에 걸맞은 교육 전략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 1일 중앙일보와 만난 김 총장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대학교육을 혁신할 ‘디지털 르네상스’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숨가쁜 한 해를 보냈다. 올 한해를 돌이켜보면 어떤가.
“방역 안전 대책과 학생 학습권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단국대는 지난 2월 초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주 2회씩 열며 코로나19 문제에 신속 대응해왔다. 학생 학습권 보장은 비대면 강의를 전면 실행하는 데서 실현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40테라바이트(TB) 규모의 클라우드 서버를 확보하고, 교내 이-러닝(e-Learning) 시스템을 보강했다. 1학기 초반에는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시스템이 안정화하면서 학생 만족도도 높아졌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비책은.
“지난 학기는 어디까지나 코로나19 비상대책일 뿐이었다. 이제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교육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 통상 한 학기 개설 강의 5000여개 가운데 온라인 강좌의 비율은 2%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모든 강좌를 온라인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했다. 또 온라인에서도 자유로운 토론과 실시간 대화 등 쌍방향 학습을 할 수 있는 기반도 닦았다.”
 
스마트 교육환경 구축에 집중한 이유는.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건 미래사회에 고등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닦는 일이기도 하다. 스마트·인터넷 교육환경을 구축하고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인재를 기르는 데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본다. 이에 따라 사회가 요구하는 실용 교육,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스마트한 교육여건이라는 3가지 혁신을 발전전략으로 세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단국대의 혁신 전략은 ‘IT 기반 학생 중심의 교육체제’로 정의할 수 있다. 수업 방식과 교육 과정을 혁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수업 방식에선 ‘플립러닝’을 적극적으로 채택하고자 한다. 교수가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학생은 얻은 지식을 오프라인 공간에서 집단 토론으로 발전시켜 능동적인 학습을 끌어내는 방식이다. 교육 과정에선 전공의 벽을 허물고, 학생 적성과 진로에 맞춰 커리큘럼을 스스로 짤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다.”
 
모듈형 커리큘럼에 관해 설명해달라.
“학생이 전공 수업 가운데 관심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마이크로전공과 함께 운영한다. 예를 들어 로스쿨 진학을 희망하는 법학과 학생이 자동차 자율주행에도 관심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학생은 법학과 로스쿨 모듈을 통해 관련 교과목을 집중적으로 배우고, 기계공학과에서 마련한 자율주행 마이크로전공을 이수하게 된다. 마이크로전공은 관심 분야가 다른 전공이라면 그 학과의 마이크로전공을 이수하면 이를 인정해주는 제도다.”
 
학생 중심 교육과정은 어디까지 왔나.
“이미 1단계로 ‘영웅학기제’를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영웅학기제는 학생 개개인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진로설계·전공공부·상담·취업 등 다양한 분야의 학사지원 방안을 담고 있는 단국대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혁신은 교육환경 구축이나 시설발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총장 취임 당시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캠퍼스’ 구축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 모델로 꼽히는 애리조나주립대(ASU)를 찾아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핵심은 다양한 교육형태를 지원할 수 있는 스마트 교육환경 구축이다. 단국대는 인공지능 기반 학습 상담 시스템인 챗봇 ‘단아이’를 개발해 지난해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강의 시설도 전면적인 디지털 기반 능동형 강의실로 개편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구축사업인 ‘K-MOOC(Korea-Massive Open Online Course)’ 선도대학 사업에도 선정됐다.”
 
총장 취임 1년이 지났다. 대학 운영철학이 있다면.
“단국대는 올해로 창학 73년을 맞았다. 4년제 사립대학으로는 해방 이후 최초로 설립했기에 그 연륜에 맞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교육방식은 디지털로 바꾸면서 그 지향점은 휴머니즘 부흥에 두는 것이 대학의 할 일이라 생각한다. 이를 ‘디지털 르네상스’로 요약하고 싶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대학 교육을 개척하는 데 단국대가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김수복 총장
1974년 단국대 국어국문학과 입학 후 75년 문단에 등단해 시인의 길을 걸어왔다. 85년 단국대 한국어문학과 교수로 부임했고 교무처장, 예술대학장, 천안캠퍼스 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9월 총장에 취임했다. 단국대 73년 역사 최초의 간선제 총장이자 동문 총장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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