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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인공섬처럼, 히말라야 마을 짓고 "내땅" 우기는 中

중앙일보 2020.12.08 17:06
지난 10월 중국은 티베트자치구 변경 지역에 새로운 마을 하나를 건설했다. 새 집 20여 채가 지어졌고 새로운 도로가 건설됐다. 중국 국경절에는 주민 100여 명이 국기를 들고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목격됐다.  
 
히말라야 국경 지대의 인도군 [AFP=연합뉴스]

히말라야 국경 지대의 인도군 [AFP=연합뉴스]

 
변두리 지역에 들어선 이 마을에 세계의 눈이 쏠린 건, 이곳이 중국과 부탄의 경계에 있는 도클람 지역(중국명 둥랑)이기 때문이다.  
 
히말라야 도클람 지역은 인도와 중국이 대립하고 있는 곳으로 부탄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땅이다. 중국과 부탄은 서로 '내 땅'이라 주장하고 있고 지난 2017년에는 중국과 인도가 군사적으로 대치하기도 했다. 부탄은 인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곳에 중국이 마을을 짓기 시작하며 다시 분란이 일고 있는 양상이다.  
 
그런데 중국의 이런 모습,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다.  
 
미 해군의 항공모함 니미츠함과 레이건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벌이며 중국에 미군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해군의 항공모함 니미츠함과 레이건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벌이며 중국에 미군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이 문제를 다루며 "중국은 수년간 남쪽 바다에서 써왔던 방법을 히말라야로 고스란히 가져왔다"며 "바로 '남중국해 전략'"이라고 짚었다. 중국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다툼 중인 남중국해 지역에 무작정 '인공섬'을 건설한 방식과 같다는 얘기다.  
 
NYT는 "중국은 영토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일단 발을 들이민 후 이웃 국가의 영유권 주장을 철저히 무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좀 더 북서쪽으로 눈을 돌려 라다크 갈완 계곡을 보자.
 
중국-인도 국경 분쟁지역. 지도에 표시된 설명은 2017년 상황이다. [중앙포토]

중국-인도 국경 분쟁지역. 지도에 표시된 설명은 2017년 상황이다. [중앙포토]

 
지난 6월 중국군과 인도군은 이 지역에서 부딪쳤다. 사상자도 발생해 양국 관계는 험악해졌는데, 현재 중국군은 한때 인도군이 주둔하고 있던 지역에 진을 치고 있다.  
 
NYT는 "지난 1년 동안 중국은 많은 이웃 국가들에 대해 공격적인 행보를 취해왔다"며 "외교적 갈등에도 이같은 행보를 보이는 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망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바다에는 인공섬을, 산에는 마을을 건설하며 분쟁 지역을 점차 넓혀간다는 것도 특징이다. 중국은 최근 들어 도클람 지역뿐 아니라 부탄의 '사크텡 야생 동식물 보호구역'도 '내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히말라야 국경 지대의 인도군 [AFP=연합뉴스]

히말라야 국경 지대의 인도군 [AFP=연합뉴스]

  
또, 히말라야 국경 지역을 따라 군사 시설도 구축 중이다. "군사시설은 물론 주민이 있는 마을까지 만든 이상 철수할 의사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NYT)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증명하듯, 중국군이 혹한기를 대비한 '히말라야 국경 지역 지키기'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들도 나오고 있다.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온갖 장비는 물론 고도가 높은 이 지역에서 군인들이 고산병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산소를 따로 공급하고 있을 정도다.  
  
중국은 최근 몇 년 새 국경 분쟁 지역과 멀지 않은 곳에서 대대적인 자원 개발도 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인도 아루나찰프라데시 지역과 인접한 티베트자치구 룽저현에 광산을 짓고 인구를 늘리고 있다.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영유권 주장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런 방식 역시 남중국해에서 하고 있는 일과 똑같다.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에서 군사 훈련을 하는 데 더해 자원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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