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7일 오전 과천정부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비슷한 시각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 문건 의혹, 韓 '위법 수사' 진상 확인 모두 서울고검이 맡는다
대검 감찰부의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지휘부 보고 패싱' 논란 등에 대한 진상조사도 서울고검에 맡겼다. 대검은 관련 수사참고자료를 이첩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윤 총장이 이해 충돌을 이유로 지휘를 회피해 조 차장의 지시로 이뤄졌다.
"대검 감찰부·법무부, 문건 주고받으며 감찰하고 수사 의뢰"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정수 대검 감찰3과장은 조 차장 등을 패싱하고 한 부장의 지휘에 따라 수사참고자료를 근거로 윤 총장을 성명불상자로 입건했다. 대검은 법령상 보고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검 디지털포렌직팀의 협조를 받아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압수수색하면서 그 진행 상황을 법무부 관계자에게 수시로 알려준 점도 적법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허 과장은 압수수색 도중에 추 장관의 최측근인 심 국장과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통화하면서 "네 국장님 아직 안 나왔습니다" "담당관님 아직 입니다"라고 보고했다는 게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이다.
조사 거부하고 통화기록 삭제…"역풍 맞을 것"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의혹을 제기한 관련자들이 거꾸로 수사 대상이 될 것"며 "수사 결과에 따라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 대상으로 추 장관 측근인 한 부장과 허 과장을 비롯해 심 국장, 박 담당관 등이 거론된다.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법무부 "조남관 지시는 윤석열 지시나 다름없어"
서울고검 배당 지시에 대해서는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 이유로 ▶지시 시기·지시에 이른 경위·대검차장의 지시는 총장의 지시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는 점 ▶담당 부서인 대검 감찰부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이는 점 ▶서울중앙지검 관할의 수사사건임에도 감찰사건을 담당하는 서울고검에 배당한 점 ▶서울고검은 채널A 사건 관련 정진웅 차장검사를 무리하게 기소하였다는 의혹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중요성과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속히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