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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등 잇단 성추문에 외교부 “성비위 지침 강화”

중앙일보 2020.12.08 15:16
[뉴스1]

[뉴스1]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일어난 성비위 사건을 계기로 외교부가 내년부터 전 세계 재외공관에 성희롱ㆍ성폭력 사건 발생 즉시 본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등의 강화된 지침을 적용한다고 8일 밝혔다.

8일 성희롱ㆍ성폭력 예방 및 처리지침 개정 예고
재외공관 성비위 지침 도입, "자체 판단 원천 봉쇄"
"뉴질랜드 성희롱 외교관, 새 규정 첫 적용 대상"

 
외교부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교부 훈령 '성희롱ㆍ성폭력 예방 및 처리지침 개정안'을 공개했다. 새로운 지침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9월 뉴질랜드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에 권고했던 내용이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
 
구체적으로 ▶재외공관의 특성을 반영한 성비위 처리 지침을 별도 제정 ▶사건 접수 즉시 본부 보고 의무화 ▶피해자 의사에 따라 재택근무 등 피해자-가해자의 물리적 분리 ▶징계 확정시 성과·인사등급 최하위 부여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 외부 전문가 3명→5명 증원 ▶관계자 진술을 기록할 세부 서식 마련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 시간 연 1회 1시간→4회 4시간 확대 등의 내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재외공관 지침을 별도로 마련해 초동 대응 단계부터 공관이 자체 판단해 처리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기 위해 가해자에게 징계와 별도의 인사 조치 조항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번 훈령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되지만, 인사등급 불이익과 관련해 뉴질랜드 사건 당사자인 외교관 A씨는 해당 규정을 적용받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어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 외부위원을 늘린 것은 외교부의 제 식구 감싸기 비판에 대한 조치”라며 “공관장 등 고위직의 성비위는 귀국 조치 등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원칙이 기존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1월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1월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앞서 인권위는 “2017년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의사에 반한 성적 폭력이 있었다”며 외교관 A씨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현지인 B씨가 제기한 진정 사건에서 “A씨 행동은 국가인권위법상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1200만원 지급을 결정했다.
 
인권위는 또 “외교부의 사건 처리 절차에 문제는 없었지만, 재외공관 내 성희롱 조사ㆍ처리 지침이나 매뉴얼이 부재하기 때문에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뉴질랜드 대사관 사건은 한·뉴질랜드 정상 간 통화에까지 등장하면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책임론으로 번졌다. 이 일로 질타를 받자 강 장관은 10월 국회에서 “리더십에 한계 느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발생 3년 만인 지난달 30일 '사인 간 중재'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 현지 경찰은 A씨에 대한 범죄인 신병 인도 요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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