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尹비판 성명 낸 '정의구현' 신부, 6일전 尹수사 검사 만났다

중앙일보 2020.12.08 14:43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하는 성명에 동참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가 성명 발표 6일 전 윤 총장에 대한 감찰·수사를 맡은 한동수(52·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정제천(63) 신부는 지난 1일 대검을 방문해 한 감찰부장을 만났다. 이날은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한 명령의 효력을 중단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온 날이었다.
 
당시 법원 결정 소식을 접한 윤 총장은 곧바로 대검 청사로 향했는데, 윤 총장이 출근하기 8분여 전 한 감찰부장이 정 신부를 대검 지하 주차장에서 배웅하는 장면이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제천 신부 "개인적 만남. 시국선언은 나중에 서명한 것"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선 “한 부장과 정 신부가 대검에 함께 있다가 윤 총장의 직무 정지 취소 뉴스를 보고 정 신부가 황급히 자리를 뜬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정 신부는 "한 감찰부장은 개인적으로 만난 것이며 시국선언은 나중에 요청이 들어와 서명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검찰 내부에선 "검찰총장이 직무 정지된 상태에서 대검 감찰부장이 근무시간 중 정 신부를 따로 만날 이유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대검을 방문해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만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정제천(63) 신부.[중앙포토]

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대검을 방문해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만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정제천(63) 신부.[중앙포토]

 
정 신부는 광주광역시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스페인에서 신학 공부를 했다. 그는 서울대 재학 시절 '농촌법학회'라는 이념서클에서 활동했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과 심재철 전 미래통합당 의원도 같은 모임 출신이다. 그는 정 신부는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 교황의 수행비서 및 통역관 역할을 했다. 정 신부는 2014년 예수회 한국관구장에 임명돼 올해 초까지 한국 예수회의 수장 역할을 했다. 예수회는 교황 직속의 수도회다. 한국 가톨릭 교회 내에서도 예수회 관구장을 지낸 정 신부의 위상과 무게감이 결코 작지 않다.
 

정의구현사제단 "통제 불능의 폭력성 참기 어렵다"며 檢 비판

지난 7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대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윤 총장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성명을 발표했다. 사제 및 수녀 3951명이 성명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 가운데 정 신부의 이름도 포함됐다.
 
이들은 성명에서 윤 총장을 향해 “남의 허물에 대해선 티끌 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지는 검찰총장의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고질적 악습이 고스란히 보였다”며 “국민이 선출한 최고 권력이라도 거침없이 올가미를 들고 달려드는 통제 불능의 폭력성을 언제까지나 참아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서울정부청사에서 국무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김상선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서울정부청사에서 국무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김상선 기자

추미애 장관도 사제단 성명 거론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8일 페이스북에서 정의구현 사제단의 성명을 언급했다. 추 장관은 "천주교 성직자 4000여분이 시국선언을 했다"며 "(이들이) 기도소를 벗어나 바깥세상으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과도한 검찰권의 행사와 남용으로 인권침해가 이루어지고 편파수사와 기소로 정의와 공정이 무너지는 작금의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표출한 것"이라고 했다. 
 

함민정·김민상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