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백신 브리핑, 박능후 장관 "해외 부작용 본 뒤 접종"
“서둘러 접종 필요성 크지 않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 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 장관은 “유럽이나 미국처럼 확진자 수가 급속히 늘어나서 백신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면 위험을 안고서라도 접종을 강행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백신을 서둘러 접종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외국에서 접종하고 난 뒤 2~3개월 정도 여러 가지 부작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접종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확보는 해두되 백신 특성에 맞게 안전성 검사를 거친 뒤 접종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또 “국내 자체적으로도 안전성시험연구소 같은 곳에 안전성을 검사할 수 있는 기재와 장치가 있다”며 “독자적으로 안전성을 재검토한 과정을 거치고 난 다음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안전성 검사와 승인, 더 부가적인 안전성 검사를 거쳐 접종하는 것이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18세 미만 임상결과 나와야 접종
박 장관은 접종 비용 부담 관련해 “모두 무료로 하면 백신 선호도가 한쪽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부담시켜 자연스럽게 통제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해 부처 간 적정한 비용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AFP=연합뉴스
정부는 확보한 백신은 내년까지 모두 들여오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늦어도 내년 연말까지는 다 들어온다. 그것은 확약할 수 있다”며 “이전에라도 빠른 시기 안에 물량이 다 들어올 수 있도록 여러 방면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저온 백신 센터 검토”
그는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먼저 구매한 것은 전략적으로 옳은 결정”이라고도 덧붙였다. 당국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마지막 임상 결과를 일주일 정도 후 제출할 계획이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러시아가 제차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중국 백신 제외?…“임상결과 정확히 공개 안 돼”
제약사들이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계약 조건으로 ‘부작용 면책’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서 박 장관은 “비록 불공정 계약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며“우리만 기피·거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백신 확보가 선진국과 비교해 계약이 늦거나 물량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브리핑에 배석한 이환종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전 예방접종전문위원장)는 “안전성이 적게 검증된 것을 급하게 도입할 필요는 없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접종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늦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량에 대해서도 “(인구의) 2배 내지 5배의 선구매를 하겠다는 외국도 실제 최종적인 구매는 인구 범위 내에서 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확보한 물량은 결코 백신을 필요로 하는 대상에 비해 적은 비율이 아니고, 필요한 양은 충분히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