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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공부문 온실가스 2030년까지 절반 감축"… 그런데 기준치가 변한다?

중앙일보 2020.12.08 12:41
지난 9월 세계기후행동의날을 맞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그린피스회원들이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홍남기 경제부총리,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10년 후 사진이 담긴 포스터를 들고 온실가스 배출제로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세계기후행동의날을 맞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그린피스회원들이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홍남기 경제부총리,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10년 후 사진이 담긴 포스터를 들고 온실가스 배출제로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30년까지 공공기관이 내뿜는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
 
환경부는 8일 ‘공공부문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 운영 등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20일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2017년 대비 37.5%, 기준 배출량 대비 50% 줄이겠다"

늘어나는 공공부문 ‘기준’ 탄소배출량.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늘어나는 공공부문 ‘기준’ 탄소배출량.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번 개정안은 2030년 공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37.5% 감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감축 기준이 ‘2017년 배출량’인 이유는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이 2017년 배출량을 기준으로 만들어져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2030년의 기준 배출량 대비 50% 감축하는 수준으로, 이후 2050년 이전까지 나머지 50%를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에 포함되는 기관은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교육청 등을 포함한 782개 기관이다. 이들이 내뿜는 온실가스는 2019년 기준 398만톤,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7억 280만톤)의 0.56%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2050년 탄소중립' 선언 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가 아직 수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처음으로 제시된 '목표 수치'다. 공공부문의 감축 로드맵인만큼 앞으로 정부 탄소배출량 감축 시나리오의 청사진이 될 가능성도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앞으로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이상적인 방향으로 선제적인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50 탄소제로’로 가는 길.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50 탄소제로’로 가는 길.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늘어날 수밖에 없는 고무줄 기준치… "절대량 기준은 어려워"

석유화학 업체가 밀집해 있는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

석유화학 업체가 밀집해 있는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는 ‘배출량 절대값’이 아니라 2017년 배출량, ‘기준 배출량’을 섞어 표기하면서 ‘XX% 감축’을 배출량 목표치로 제시하고 있다.

 
2017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7억 910만톤이다. ‘기준 배출량’은 2007~2009년 평균 배출량 502만톤을 기준으로 기관 신설 등 현황을 반영해 조정한 임의값이다. 건물이 계속해서 지어지기 때문에 기준배출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숫자다. 실제로 2019년에는 기준치가 521만톤으로 뛰었다.

 
역대 두번째로 높았던 시기를 기준으로 잡거나, 계속해서 늘어나는 숫자를 기준으로 ‘감축목표’를 설정한 셈이다. 이에 대해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2018년 인천에서 열린 IPCC 총회에서 '각 국가의 2030년 배출량은 2017년의 45%'로 제한한 국제 기준이 있는데, 그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국가 전체 배출량에서 1%도 되지 않는 부문에서 '50%' 숫자를 내기 위해 말장난을 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내부적으로 탄소배출량 목표를 논의할 때는 절대적인 배출량을 놓고 보지만, 현장에 제시하는 규범으로는 '절대치' 기준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환경부 관계자는 “780개 기관이지만 건물은 몇만 개라 절대치 규준을 적용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신규 기관이 계속해서 생기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예상치는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제로에너지 건물 등 신규 기술을 최대한 적용해 기준치 증가를 최대한 줄이려고 타 기관과 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절대량으로는 얼마?

환경부가 이번에 목표로 잡은 2030년 공공부문 배출량 절대값은 약 260만 톤이다. 2019년 배출량의 50%에는 못 미치지만, 2030년 배출량 목표치가 최소 520만톤이라 ‘배출량 목표치 대비 50%’라고 쓸 수 있는 이유다. 2017년 배출량은 407만톤, 2018년 404만톤, 2019년 398만톤이었다. 398만톤을 기준으로 보면 앞으로 10년간 138만톤, 그 후 2050년까지 20년간 260만톤을 줄이는 방식의 균등 감축이 예상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공공부문은 원래도 감축 목표를 민간부문보다 높게 관리해오기도 했고, 공공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은 예산으로도 반영되는 만큼 각 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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