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남아도 백신 무료접종인데…3만3200원씩 받겠다는 중국

중앙일보 2020.12.08 10: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백신 접종의 유료냐 무료냐 여부가 자칫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제도에 대한 우열 문제로 번지며 ‘중국 때리기’의 하나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각국이 백신 접종계획 속속 밝혀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서방은 무료 접종
세계에 백신 공급한다고 주장한 중국은
국내서 1회 주사당 200위안씩 유료 접종
중국 당국, “비용 커 무료 못한다” 발표
자본주의·사회주의 우열 문제 비화 가능성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러시아는 무료 접종이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러시아는 무료 접종이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속속 이뤄지면서 세계 각국 간에는 이미 치열한 백신 확보 및 접종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을 필두로 러시아는 며칠 내로 대규모 접종을 한다. 프랑스는 내년 초, 독일은 내년 1분기에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또 많은 국가가 무료 접종을 한다. 일본과 영국,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 선진국은 물론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등 일부 동남아 국가도 백신 무료 접종 계획을 밝힌 상태다. 러시아도 무료 접종을 한다.
 
한데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선두 주자이자 세계 각국에 대규모 공급을 약속한 중국은 정작 국내에서 유료 접종을 하고 있다. 중국 안후이(安徽)성 우후(蕪湖)에서는 지난 1일부터 접종을 원하는 주민에게 백신 1회 주사당 200위안(약 3만 3200원)을 받는다.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할 예정이다. 사진은 영국의 코로나 상황을 설명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연합뉴스]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할 예정이다. 사진은 영국의 코로나 상황을 설명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연합뉴스]

확실한 효과를 얻기 위해 주사 두 번을 맞으려면 400위안을 내야 한다. 저장(浙江)성의 자싱(嘉興), 이우(義烏), 사오싱(紹興)과 쓰촨(四川)성에서도 이미 백신 1회 주사당 정가로 200위안을 선포한 상태다.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는 지난 6일 이 같은 중국의 유료 접종은 서방 각국의 무료 접종과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누군가 자본주의의 우월성을 제기하게 되면 이 문제가 자칫 제도의 우월성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코로나19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지 않는 건 지난 7월에 공포된 ‘기본의료보험 약품사용관리 잠정조치’에 따른 것이다. 잠정조치는 예방 차원의 백신은 의료보험 지출 범위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화이자가 개발중인 코로나 백신 후보 물질. 미국은 백신 개발에 따라 터널의 끝이 보인다며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화이자가 개발중인 코로나 백신 후보 물질. 미국은 백신 개발에 따라 터널의 끝이 보인다며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全國人大) 위원인 원펑청(溫鵬程)은 “백신 접종 비용을 의료보험으로 처리하자”는 건의를 한 바 있으나 중국 국가의료보험국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의료보험국은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 사람이 많아 비용 총액이 너무 크다. 이는 분명히 의료보험기금의 능력을 초과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9일로 코로나19 환자 관련으로 지출한 의료비용이 18억 4700만 위안(약 3067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중 의료보험으로 전체 액수의 67%인 12억 3200만 위안을, 나머지는 재정의 도움을 받아 해결했는데 더는 여력이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 2일 미국의 한 약국 창문에 코로나 백신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AP=뉴시스]

지난 2일 미국의 한 약국 창문에 코로나 백신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AP=뉴시스]

둬웨이는 코로나19 방역 성공 여부를 민주국가이냐 아니면 권위주의 국가이냐 등 제도의 우월로 따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국가 중 한국처럼 잘한 경우도 있고 그렇지 못한 나라도 있으며 또 권위주의 국가 중 러시아는 잘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백신이 무료냐, 유료냐 여부도 제도의 우월로 따지기는 어렵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서방 각국이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는 데 반해 중국은 서민 입장에선 결코 싸지 않은 백신 접종 1회당 200위안이라는 가격으로 유료 제공하면서, 인민으로부터 자본주의가 우월하다는 말이 터져 나오는 걸 막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