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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잠꾸러기들 찾아라···코알라 열감지 드론 띄운 호주

중앙일보 2020.12.08 05:00
산불로 화상을 입은 코알라. [로이터=연합뉴스]

산불로 화상을 입은 코알라. [로이터=연합뉴스]

호주 정부가 코알라 구하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호주를 대표하는 야생 동물이지만 대규모 산불사태의 후유증에 생존의 위협까지 받으면서다. 
 
수잔 레이 호주 농업수자원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코알라 보호를 위해 200만 호주 달러(한화 약 16억원)의 정부 기금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기금은 코알라에 대한 의료 지원과 주요 서식지 조성 등을 위해 사용된다. 코알라를 위한 도로 안전지대 확대에도 쓰인다. 
 
개체 수 파악에도 나선다. 코알라는 주로 나무 위에서 생활하며 하루 20시간 정도를 잔다. 움직임이 적은 만큼 눈에 잘 띌 것 같지만, 오히려 움직이지 않는 코알라를 포착하는 건 어렵다.
 
전문가들은 코알라의 개체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레이 장관은 “과학자들이 산불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코알라들을 돕기 위해서는 정확한 개체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코알라 개체 분석은 수색대원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숫자를 세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나무 높이 올라가 있거나 나무 사이에 숨어있는 코알라를 일일이 세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호주 정부는 코알라가 몇 마리인지, 주요 서식지는 어디인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열 감지 드론과 음향학적 조사 등을 동원하기로 한 것. 탐지견과 수색대도 배치된다. 이들은 코알라의 용변을 파악해 코알라의 위치를 추적한다. 
 
지난해 6개월 동안 지속한 기록적인 산불로 코알라의 개체 수는 급격히 줄어들어 ‘기능적 멸종 상태’에까지 놓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능적 멸종 상태는 어떤 종의 개체 수가 줄어 더는 생태계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며, 장기적 생존 가능성도 작다는 의미다.  
 
지난 1월 산불로 상처를 입은 코알라 한 마리가 죽은 코알라 옆에 앉아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AFP=연합뉴스]

지난 1월 산불로 상처를 입은 코알라 한 마리가 죽은 코알라 옆에 앉아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AFP=연합뉴스]

세계자연기금(WWF)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일어난 산불로 6만 마리가 넘는 코알라가 죽거나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또 살아남은 코알라들마저도 산불로 인해 서식지를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  
 
산불사태 이전부터 호주 내에선 코알라 개체 수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도시 확대에 코알라의 서식지가 훼손되면서다. 먹이를 구하기 위해 마을로 접근한 코알라가 차에 치이거나 개에 물려 죽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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