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자체조사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결과, 이 지사는 20%로 1위였다. 이낙연 대표가 16%, 윤석열 검찰총장이 13%였다. 이 지사는 지난 8월 같은 조사에서 처음으로 이 대표를 역전(이 지사 19%, 이 대표 17%)한 뒤 22%(9월)→20%(10월)→19%(11월)→20%(12월)의 흐름을 보이며 한 번도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이 대표는 같은 기간 21%→17%→19%→16%로 최근 1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윤 총장은 3%→3%→11%→13%로 야권 1위 후보로 올라섰다.

현 여론조사 기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빅3'. 왼쪽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검찰총장. 중앙포토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추·윤 대전에 참전하지 않은 게 주효했단 분석이 나온다. 본인이 거의 매일 글을 올리는 페이스북에도 이른바 ‘검찰개혁’의 당위성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의 정당성 등을 설파하는 글 외에 윤 총장이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직접 겨냥한 내용은 없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도정(道政)에 관한 일이 아니라 직접 언급할 필요가 없고, 추 장관이나 윤 총장의 거취 문제도 대통령의 인사권과 관련된 것이라 메시지를 내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국면에서 직접 언급을 삼가 왔다. 사진은 이 지사가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도청 확대간부회의에서 실국 주요현안 보고 및 토의를 진행하는 모습. [경기도=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08/c0f948e6-22cc-442e-8652-9b2ded47465c.jpg)
이재명 경기지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국면에서 직접 언급을 삼가 왔다. 사진은 이 지사가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도청 확대간부회의에서 실국 주요현안 보고 및 토의를 진행하는 모습. [경기도=연합뉴스]
그는 지난달 28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설득하기 위해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74명에게 문자메시지도 보냈지만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의원은 없었다. 비문 성향의 한 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될 내년 4~5월 전까지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지역화폐를 보편 지급하자는 이 지사의 견해에 동의하는 의원도 꽤 있었다. 그러나 이미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방침이 선 상황이라 다들 찍힐까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7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입법을 촉구하며 여야 국회의원 300명에게 보낸 자필 편지. [사진 경기도]](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08/715a4d23-49b1-47ec-aee5-693212e142a5.jpg)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7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입법을 촉구하며 여야 국회의원 300명에게 보낸 자필 편지. [사진 경기도]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8월 법정 최고이자율을 10%로 인하하는 이자제한법 입법을 제안하며 여당 의원 전원에 보낸 자필 편지. [사진 경기도]](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08/3ecf7ccb-a37c-49b9-97b8-db6ad49d80bf.jpg)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8월 법정 최고이자율을 10%로 인하하는 이자제한법 입법을 제안하며 여당 의원 전원에 보낸 자필 편지. [사진 경기도]
이와 관련,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도정을 강조해 온 입장에서 추·윤 사태와 같이 본질과 거리가 먼 정치 현안에까지 목소리를 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검찰 관련 현안이 모든 걸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이 지사의 이슈 주도력이 약화한 건 맞지만, 이 상황이 정리되면 재난기본소득 등 민생 이슈가 다시 주목받을 것”이라며 “정책·법안으로 여의도와 거리를 좁히려는 이 지사의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